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위원장 박경석)가 구본홍 사장 내정자의 사장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오는 14일 YTN 본사 5층에서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임시 주주총회를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다.

언론노조 YTN지부 박경석 위원장은 11일 오후 7시 서울 남대문로 YTN 타워 앞에서 열린 8회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 YTN집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9대 노조 집행부는 여러분들의 투쟁 열기와 힘을 모아 임시주주총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원천봉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11일 오후 7시 서울 남대문로 YTN 타워 앞에서 열린 8회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 YTN집회'가 열렸다. ⓒ송선영
박 위원장은 "오늘(11일)이 지금까지 이어진 조합원들의 결의를 나타내는 마지막 자리"라면서 "주주총회가 열리는 14일, 아침 7시부터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장소 주변을 원천 봉쇄한다"고 밝혔다.

구본홍 사장 내정자는 오는 14일 임시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친 후 사장으로 최종 임명될 예정이나, 언론노조 YTN지부 현덕수 전 위원장이 구본홍 사장 내정자 저지를 위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고 9대 노조가 임시주주총회 원천봉쇄 방침을 밝히는 등 사장 임명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통합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 소속 김재윤, 김세웅, 최문순, 천정배 의원이 참석했으며 YTN 돌발영상에 소송을 제기했던 임종인 전 의원도 함께해 구본홍 사장 내정자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천정배 의원 "YTN 여러분 지지하기 위해 왔다"

먼저 천정배 의원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YTN 여러분들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면서 "현덕수 전 위원장이 단식하는 거 참 마음이 아프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투쟁하되 든든히 밥 먹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여러분들의 의로운 투쟁은 결코 YTN 내부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면서 "언론은 사회의 목탁으로 여러분들의 투쟁 승리가 후손들의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힘내라고 격려했다.

천 의원은 아울러 "국민,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께 당부한다. 여러분은 결코 외롭지 않고 통합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힌 뒤 YTN 조합원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문순 의원 "언론 자유,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문제"

▲ 구본홍 사장 내정자 저지를 위한 종이비행기. ⓒ송선영
최문순 의원은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로 YTN의 현 상황을 표현하며 구본홍 사장 내정자 저지를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최 의원은 "후배들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지켜주지 못한 점 미안하다"며 "언론은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낼 때 가장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어 "구본홍 사장 문제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닌, 구본홍씨의 인격문제가 아니고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방점을 찍었다. "무릎 꿇을 수는 있어도 물러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최 의원은 조합원들을 향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YTN 돌발영상과 관련, 소송을 제기했던 임종인 전 의원도 "여러분의 투쟁을 무한히 지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밝혀 조합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임종인 전 의원 "돌발영상 덕분에 정치인 농담이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 깨달아"

▲ 임종인 전 의원. ⓒ송선영
임 전 의원은 YTN 돌발영상 '불만엿듣기'가 "국회 상임위 배정에 불만을 품고 당 지도부를 상대로 막말을 하는 장면 등을 방영했다"며 "의도적 보도로 명예가 훼손되고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권리가 침해됐다"며 위자료 2000만원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임 전 의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자신의 언론 특보를 어떻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사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현명한 사람이라면 저항에 부딪힐 게 훤히 눈에 보이는 사안에 대해 이렇게 노골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 전 의원은 이어 "YTN과 악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돌발영상을 통해 정치인은 농담이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미 동지(YTN 조합원)들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여러분들의 투쟁 덕분에 이 더운 날 국민들은 신선한 바람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 전 의원이 소송을 제기한 돌발영상을 제작한 임장혁 PD는 "임 전 의원이 서운함을 표한다면 이와 관련해 토론하고 논쟁하려 했는데 막상 이 자리를 찾은 임 전 의원을 보니 고맙다"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임 PD는 "이 곳에 취재하는 기자분들에게 '야마'(기사의 핵심)를 제공해주겠다"며 "돌발영상에 당한 임 전 의원도 YTN을 지키러왔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YTN 조합원 150여명과 시민 50여명 등 모두 200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YTN집회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은 YTN 조합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송선영
YTN 조합원 150여명과 시민 50여명 등 모두 200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YTN집회가 시작된 후 가장 많은 YTN 조합원들이 자리를 함께해 구본홍 사장 내정자 저지 의사를 밝혔다. 집회 도중 일부 구성원들이 YTN 옥상에서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라고 적힌 수많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벤트를 진행, 조합원 뿐 만 아니라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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