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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보도, 따옴표 저널리즘만 보여"29일 미디어공공성 포럼 '토크콘서트' 열려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8.29 20:03

"오늘(29일) 조중동 1면 보고 깜짝 놀랐다. "애국가 거부 이석기, 적기가는 불렀다" "이석기, 통신-철도-가스 시설 파괴 모의" 등 '따옴표 저널리즘'이 조중동 1면을 채웠다. 그러나 죄다 출처가 불분명하다. '국정원 관계자, 수원지검 관계자'라는 식이다. TV조선은 이 의원이 변장하고 도주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신문과 방송 모두 부끄러움을 모르는 상황이다." (한겨레신문 최성진 기자)

   
▲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의 29일자 1면 헤드라인. 출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발언들로 제목이 채워졌다. 최성진 한겨레신문 기자는 이를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최성진 한겨레신문 기자는 29일 미디어공공성 포럼 5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미디어공공성 확보를 위한 학계와 현장의 소통>에 참여해 이처럼 말했다. 팩트를 밝히지 않고 '카더라'식 보도를 하고 있는 조중동 보수 언론을 꼬집는 발언이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 최성진 기자가 패널로 참여한 이 토크콘서트는 미디어공공성 포럼이 5주념 기념 행사로써, 2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렸다.

김용진 대표는 "이번 사안(이석기 사태)의 경우 1보 이후의 해석 기사들이 팩트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추측 보도로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이민위천'이라며 김일성과 엮는 보도들은 쓰레기나 다름 없다. 이런 기사들이 확산되는 현 언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는 "SBS가 제일 낫다는 얘기가 들린다. 참으로 비극적인 이야기"라며 "SBS뉴스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정원 관련 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공영방송의 공공성이 얼마나 붕괴됐는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독립 언론이 부각되고 있는 언론 환경을 주목했다. 김 대표는 "워싱턴 포스트가 아마존에 매각되는 등 저널리즘을 제고했던 언론사들이 재벌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언론재벌, 사적소유에 기반한 미디어에 공공성을 바라는 게 민망한 일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공영방송을 바로 세우는 노력과 함께 독립적 언론모델에 대한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공공성 확보를 위해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만, 역시 비영리·비당파 모델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며 "세계적인 조류를 보면 지난 5년 사이에 독립적인 언론기관이 많이 생겼다. 저널리즘 지형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계에서도 이러한 독립 언론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많은 연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미디어공공성 포럼이 29일 5주념 기념 행사 <미디어공공성 확보를 위한 학계와 현장의 소통>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최했다. ⓒ미디어스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던 중 최성진 한겨레 기자는 최근 현직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기자협회 창립 49주년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이 여론조사 항목에 '내가 최성진 기자라면 정수장학회 관련 보도는 어떻게'라는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기자는 지난해 10월 최필립 당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모의를 폭로한 바 있다.

최 기자는 "69%의 응답자가 '보도했을 것'이라고 답한 반면, 응답자 중 25.5%가 '회사 방침에 따르겠다'고 대답했다"며 "기자로서의 책무와 국민의 알 권리를 인식하고 있다면, 보도해야겠다는 판단이 섰을 때는 회사든, 국장이든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나 현재 언론인 4명 중 1명은 회사의 판단에 맡긴다고 답했다. 이게 공공성의 후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기자는 "공공성이 후퇴한 이유 중 하나로, 신문·방송 상호 간의 비평 문화가 사라진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매체 상호 비평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의 문제점과 비평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지 말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상재 전 언론노조위원장은 지역 언론의 약화를 공공성 후퇴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역의 언론 생태계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그것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고민이 없었다"며 "결국, 중소 도시에서는 기존 집권 세력을 중심으로 한 보도만 전달됐다. 지역 언론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은 "지역 언론의 문제는 사실상 재원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이 재원들을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배분을 해서, 지역 언론들이 최소한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학계와 현직 언론인들이 고민해야 할 때다"고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한국은 신문 발행부수가 매년 3%P씩 줄고 있다. 이는 매체 환경의 변화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라며 "'이석기 보도'에서 종편이 마구 날뛰는 것에는 사실 공영방송이 공공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특정 정파와 자본의 앞잡이가 되도록 만드는 것보다 공영방송이 신뢰를 다시 일으키는 쪽으로 학계와 현장 언론들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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