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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측, 단협안에서 '공정방송 조항 삭제'공방위 사라질 수도…노조 "외부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용"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8.27 17:18

MBC 사측이 내놓은 단체협약안에서 '공정방송'을 담보할 수 있는 조항이 대폭 삭제되고, 임금체계가 '성과급'으로 개편될 조짐이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노조 MBC본부(아래 MBC본부·본부장 이성주)와 사측은 지난 23일과 27일 단체협약을 위한 실무협의를 가졌으나 노사의 입장 차만 확인했다. 

공정방송은 알아서 하겠다는 MBC

"자율적인 민주언론의 실현과 근로조건의 개선 나아가 방송문화의 발전을 기하고자 본 협약을 체결하며..."(기존 단협 전문)
"(삭제) 근로조건의 개선 및 조합원의 복지향상을 위하여 본 협약을 체결하며..."(사측 단협안 전문)

"회사와 조합은 국민의 알권리의 충족과 문화수준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정방송 실현에 최선을 다 한다."(기존 단협 제20조)
"회사는 국민의 알권리의 충족과 문화수준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정방송 실현에 최선을 다 한다."(사측 단협안 전문)

   
▲ 김종국 MBC 사장 (MBC 제공)

사측이 제시한 단협안에는 공정방송을 담보하는 역할을 해 온 "자율적인 민주언론의 실현" 부분이 삭제돼 있다. 기존 단협과 다른 부분이다. 또 공정방송 실현의 주체로 기존 단협은 "회사와 조합"을 명시했으나, 사측의 단협안에는 조합이 빠진 채 "회사"만 적시돼 있었다. MBC본부를 공정방송 실현의 한 축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MBC본부에 따르면 또, 사측의 단협안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해고자 복직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를 지닌 조항이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확정안, 프로그램 개편 등에 대해 노동조합에 정책과 내용에 관해 설명하지 않겠다' '인사이동과 특채 및 외부인사 채용 시에도 협의하지 않겠다' 등의 조항도 사측의 단협안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이 공정방송 조항에 손을 댈 것이라는 우려는 MBC 안팎으로 있었다. 지난달 MBC가 MBC본부 산하 민실위의 보도시스템 아이디를 삭제한 사건이 이러한 우려를 낳게 하는 대표적 사례다. 보도에 대한 비판을 사실상 불허한 것이다.

MBC 내부에선 사내에서 견제역할을 담당해 온 '공정방송협의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신 회사가 주도하는 '위원회'가 신설돼 보수적 관점에서 MBC 보도를 틀어 쥘 것이라는 얘기도 적지 않다. 평소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존재를 탐탁지 않아 했던 김 사장의 왜곡된 노조관이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MBC본부는 28일 노보를 내어 "그동안 어느 경영진도 도발하지 못했던 '노조 무력화' 카드를 사측이 꺼내들었다"며 "김 사장은 '언론노조와 연결된 조합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양심을 지키고자 하는 언론인들이 가질 수 있는 힘은 같은 처지에 있는 언론인들과 '연대'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이번 단협안은 MBC 구성원들과 회사의 미래 비전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특정한 외부 세력에 보여주기 위함인가"라며 "사측은 '단협 협상'을 빙자한, 노조에 대한 감정 배설을 중지하고 보다 진지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과급으로의 개편 움직임…MBC 구성원들 '반발'

MBC 본부는 특별상여금 지급을 이사회 재량으로 규정한 이번 '단협안'과 사측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성과보상제'로 인해 임금체계가 '성과급' 체제로 개악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이 제시한 이번 단협안에는 "정기상여 이외에 경영상황에 따라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후 특별상여를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그동안 임금협약에 의해 정기적으로 지급되던 특별상여금이 경영상황에 따라 지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관련 기사 링크)  

   
▲ 언론노조 MBC본부는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27일 '김종국 사장 규탄 및 소송제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MBC노조)

이와 맞물려 MBC는 △개인 인센티브 제도 강화 △개인평가에 따라 기본급 차등 책정 △조직 성과평가 제도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성과보상제도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C 본부는 노보를 통해 "협업을 통해 성과가 도출되는 방송 업무의 특성상 개개인을 평가하는 성과급 제도로의 개편은 극단적 경쟁과 불신을 조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 본부는 "사측은 극한 경쟁을 부추기는, 일부 사기업에나 도입된 '극단적 다면 성과급제'를 급격하게 도입하려 하고 있다"며 "작년 파업 이후 개개인에 대한 평가가 '인사권을 이용한 사적 복수'로 변질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성과제는 MBC의 창의성과 협업 체계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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