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묵할 것만 같았던 장혁이 '진짜 사나이'에선 은근히 웃깁니다. 선임에겐 딸랑딸랑 애교를 부리는 재간둥이 후임이며, 한 명 새롭게 생긴 후임에게는 군생활의 abc를 차근차근 가르치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 넉넉한 선임이지요. 선임과 후임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그는 시종일관 이러 저리 오가며 수다삼매경에 빠져있습니다.
최근 모 인터뷰에서 '진짜 사나이'를 예능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던 장혁은 생활관에서 실제 군생활을 하듯 군인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인 포스만큼은 병장 저리가라지만 장혁의 계급은 이병입니다. 대부분 일병인 '진짜 사나이' 멤버들과 병장과 상병으로 이루어진 군 선임에게도 까마득한 후배병사지요. 이런 자신의 위치를 장혁은 정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선임의 웃기지 않는 개그에도 깔깔깔 박장대소함은 물론 대단치 않은 선임의 시범에도 깨알 같은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때론 오버한다싶은 그의 진지한 립서비스는 얄밉긴 커녕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몇해전 또 다른 리얼예능인 '패밀리가 떴다'에 게스트로 참여했던 장혁은, 유재석과 함께 여기저기 찬거리를 마련하고 일을 도우며 무척 열심히 활동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우직하고 성실한 생활인으로서는 훌륭했지만 그것이 웃음으로 이어지긴 어려웠습니다. 당시 오랜만에 이루어진 예능출연인데다 다 같이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일명 '패밀리'에 게스트로 들어갔으니 어색하기만 했지요. 그랬던 장혁에게 리얼예능의 합류는 또 다른 도전이었던 셈입니다.
그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웃기는 개그 드립을 할 수 있는 데에는 '진짜 사나이' 속 병사들에게 느끼는 동료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일 테지요. 진짜라고 스스로 믿기에 나올 수 있는 진정성 그리고 열정을 다하기에 보일 수 있는 리얼함 그것이 장혁이 만들어낸 예능과의 접점입니다.
Written by 비춤, 운영중인 블로그 : http://willism.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