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은 당장 중앙일보에 대한 수사에 나서라 -

중앙일보가 “지난 7월 5일자 9면에 실린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이란 제목의 사진은 연출된 것”이라며 사진연출 사실을 실토했다. 해당사진 속 인물은 손님이 아닌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와 중앙일보 인턴기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한 마디로 독자기만 행위이며, 기본적인 취재윤리마저 저버린 파렴치한 보도행태가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는 “기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른 저녁 시간이라 손님이 없었고, 마감시간 때문에 일단 연출 사진을 찍어 전송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또 “(6시가 넘은 후) 손님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했기 때문에 음식점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앙의 이런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고 설득력이 없다. 설사 중앙의 주장대로 기사 전송 후 손님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해 먹었고 이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면, 다음 날 보도하면 될 일이다. 그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중앙 기자들은 무리하게 소비자 역할을 도맡아 사진을 연출하고 마감시간에 맞춰 허위사진 기사를 전송했다. 사진기자는 연출사실을 알면서도 “음식점을 찾은 손님들이 쇠고기를 굽고 있다”며 캡션기사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살펴볼 때 중앙은 애초부터 기획된 의도에 따라 ‘필요한’ 사진을 찍기 위해 현장취재에 나섰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중앙일보 보도의 논조를 고려하면 이들이 왜 이런 무리한 ‘쇼’를 펼쳤는지 ‘의도’가 뻔히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시판되면서 소비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에 흠집을 내고 싶었던 것일 게다.

한편, 8일자 중앙일보의 사과문도 비겁하긴 마찬가지다. 중앙일보는 사과문에서 “음식점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잘못을 저질렀다. 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마치 누가 지적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들이 스스로 잘못을 고백한 것인 양 포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매체 비평 전문지 미디어스의 보도에 따르면, 어제 오후 중앙의 사진 조작 의혹에 대한 미디어스의 취재가 진행되었다. 미디어스 기자의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해당사진 기자는 “중앙일보 기자가 아니라고 부인”했으며, 사진부, 유통부에도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언론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사과에 나선 것에 불과하다.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중앙일보의 사과는 독자를 두 번 속이는 2차 기만행위다.

그 동안 중앙일보는 일부 번역상의 논란을 빌미삼아 MBC <PD수첩>이 ‘조작편파방송’을 한 것처럼 몰아가며 PD수첩에 대한 검찰수사를 부추겼다. 중앙일보는 한 기사에서 “사실에서 출발해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미리 방향을 정해 놓고 끼워 맞추기식 취재를 하며, 중립성보다 입장을 중시하는 PD저널리즘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PD저널리즘 전체를 매도하기도 했다.

이 말은 이제 그대로 중앙일보에게 되돌아가야 마땅하다. 쇠고기 여론몰이를 위해 기자를 동원해 가짜 사진을 연출하고, 이도 모자라 연출된 사진을 사실로 조작해 국민을 기만한 중앙일보는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

중앙일보가 스스로 허위 사진기사 조작에 관한 전모를 고백하지 않는다면 검찰은 PD수첩에 상응하는 수사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영어번역 논란을 빌미로 수사전담 검사 5명을 신속히 배치하여 PD수첩 수사에 나선 검찰이 이번 중앙일보의 명백한 사진 연출 및 기사조작 보도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국민과 함께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만약 검찰이 형평성에 어긋난 모습을 보인다면, PD수첩 관련 수사가 얼마나 무리한 수사였는지 스스로 실토하는 꼴이 될 것이다.

2008년 7월 8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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