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사장 내정자 저지를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위원장 박경석) 현덕수 전 위원장이 9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 언론노조 YTN지부 현덕수 전 위원장. ⓒ송선영
현 전 위원장은 8일 오후 7시 서울 남대문로 YTN 타워 앞에서 열린 제7회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 YTN 집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정당한 목소리로 좋은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단식 농성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덕수 전 위원장 "구본홍씨 행동, 현업 언론인들 욕되게 하고 있어"

현 전 위원장은 "지난번 FTA 투쟁 때 4일간 단식을 하면서 '비인간적인 일' 이라고 느꼈다"며 "단식 투쟁 하루 이틀만 지나도 머릿속에 투쟁에 대한 명분은 사라지고 밥과 김치가 생각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현 전 위원장은 "그럼에도 단식 농성을 하는 것은 제가 부끄럽기 때문"이라며 "지난 2년간 노조 위원장을 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진 빚도 있고 저 때문에 마음에 상처받으신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단식 농성을 하려한다"고 밝혔다.

현 전 위원장은 "지난 노조 위원장 시절을 돌아봤을 때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했는가, 왜 더 크게 투쟁하지 못했는가 반성하기 위해 투쟁한다"며 "조합원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본홍씨에게 최후 통첩한다"고 경고한 현 전 위원장은 "구본홍씨가 인간으로서 마지막 염치가 있다면 그의 행동이 현업 후배 언론인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며 제자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 ⓒ송선영
이날 YTN 집회에는 백기완 민족문제연구소장이 방문해 "나는 여러분들의 싸움을 지지하러 왔다. 구본홍 사장 내정은 YTN을 이명박 정권의 시녀로 하기 위한 엄청난 음모"라고 주장했다.

백기완 소장 "YTN 집회, 매일 30분씩 YTN 통해 보도해!"

백 소장은 "내가 하는 주장은 YTN만을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이명박 허무주의자와 싸우는 노동자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백 소장은 이어 "여러분들이 YTN 앞에서 집회하는 모습을 매일 30분씩 YTN을 통해 보도하라"고 제안한 뒤 "보도를 못하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 이 백기완에게 데려오라"고 해 YTN 조합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 "YTN 조합원 의지 약해지면 '땡이뉴스' 될 것"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도 "이 자리에 있는 YTN 여러분들의 투쟁 의지가 약해지면 과거 전두환 시절의 땡전뉴스처럼 '땡이뉴스'가 될 것"이라며 "단순히 구본홍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거대한 언론 장악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8일 오후 7시 서울 남대문로 YTN 타워 앞에서 제 7회 '공정방송 사수! 구본홍 저지! YTN 집회'가 열렸다. ⓒ송선영
김 회장은 이어 "투쟁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여러분들의 눈물과 땀이 헛되지 않도록 YTN을 국민의 방송으로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집회는 YTN 조합원 50여명과 구본홍 사장 내정자를 반대하는 시민 30여명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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