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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조중동만 고립된 대한민국[5일 밤 9시]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 5제
안영춘 기자 | 승인 2008.07.05 21:37

1. 시민이 만든 광장이 대통령이 만든 광장을 삼키다

   
  ▲ ⓒ윤희상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태평로 대한문 앞 무대차를 중심으로 시민들은 부채살처럼 거리를 점유해 나갔다. 시민들은 청와대 방향을 등지고, 조선일보사 앞을 대각선으로 차단한 전경버스 차벽 앞까지 태평로를 가득 채우며 종심을 길게 이어갔다. 오후 6시가 되자 중고생, 농민, 종교인을 비롯해 이 나라에서 진짜 시민권을 가져 마땅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워 광장을 만들었다. 어림잡아 20만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불도저로 만든 시청앞 서울광장은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거대한 광장의 일부로 빨려들어갔다.

   
  ▲ ⓒ안영춘  
 

   
  ▲ ⓒ미디어스  
 

2. 버스차벽 뒤로 청와대와 조선·동아는 하나다

한때 청와대만을 고립시켰던 경찰 차벽은 이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까지 청와대의 일부로 아울렀다.  광장 언저리에서 따로 따로 고립됐던 두 신문은 청와대만 보호하는 경찰의 안일함을 매섭게 질타한 뒤, 청와대와 더불어 고립됐다. 프레스센터 위에서 내려다본 부감은 이런 공간 정치학적 해석을 시각으로 입증했다.

   
  ▲ ⓒ안영춘  
 

3. 시민권력과 시민을 빙자한 국가권력의 차이는?

경찰 차벽 뒤로 ‘관할권’이 넘어간 청계광장 소라탑 앞은 또다른 일군의 ‘시민’들이 행사를 벌였다. ‘노노데모’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에서 주최한다는 이 행사는 여느 극우단체 행사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초대형 확성기를 타고 울려퍼지는 노래 가락이 흥겨웠다. <헌법 제1조> 못지 않았다. 이들은 촛불을 끄라고 하지 않고 촛불을 청와대와 조중동이 아닌, 북쪽으로 돌리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 ⓒ안영춘  
 
비장함보다는 발랄? 직설보다는 은유? 극우단체 집회도 ‘진화’하는가? 그러나 노래 가사는, 가깝게는 버스 차벽 건너편의 시민들과, 멀게는 휴전선 너머 한민족을 적대시했다. 구호는 풍자나 해악보다는 꼼수에 가까웠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는다. 어림잡아 50명? ‘이명박 OUT’ 같은 손팻말을 든 구경꾼 수가 그 배는 되어 보였다. 무대 위를 바라보고 10시 방향으로 박정희가 대준 차관으로 지은 조선일보사의 코리아나 호텔이 우뚝 솟아 있었다. 집시법에 충실한 그들은 해가 지자 곧 해산했다.

4. 미국산 안 먹으면 무얼 먹지?

촛불문화제가 시작하기 전 자리를 잡으러 오가는 시민들 가운데는 손에 손에 오이, 참외, 토마토, 심지어 수박 조각을 든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프라자호텔을 등진 서울광장 언저리 천막 앞으로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가 나눠주는 우리농산물을 얻어가기 위한 줄이었다.  이날 시민들에게 나눠준 우리농산물은 트럭 네 대분. “전국의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부해 일주일 동안 모은 것”이라고 전농 관계자가 귀띔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물리친 뒤에 우리가 열심히 먹어야 할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 ⓒ안영춘  
 

   
  ▲ ⓒ안영춘  
 

5. 지금 광화문은 브이포벤데타의 엔딩신

   
  ▲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엔딩 캡처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영화 <브이포벤데타>(V For Vendetta). 제3차 세계대전 이후 완벽한 통제사회가 된 영국를 무대로 설정한 가상현실 영화다. ‘V’라는 이니셜로 알려진 가면 속의 남성이 통제사회의 억압 현실을 하나하나 드러내고, 마침내 침묵 속에 있던 모든 시민들이 ‘V’가 되어 거리로 나선다. 수많은 ‘V’가 거리를 완전히 점유하고 진정한 시민권을 회복한다. 엔딩신에서 가면을 벗어던지는 그들은 남녀노소,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다.

쉰아홉번째 촛불문화제에도 수많은 ‘V’가 등장했다. 지금 대한민국 거리 위의 모든 시민이 바로 ‘V’라고 선언하며.

   
  ▲ ⓒ안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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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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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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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병진 2008-07-09 19:44:34

    푸하하하 요즘엔 개나 소나 다 기자란다 듣보잡 같은 찌라시들이 물타기를 시도 하는데 ㅋㅋ 기사의 객관성이없다 골수 촞불이 쓴 푸념글이다   삭제

    • 글쓴이 2008-07-08 15:58:32

      집회현장에서 정신없이 쓰다 보니 그만 사람이 개를 물고 말았습니다--;;
      지금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삭제

      • 미디어스 사랑 2008-07-08 14:10:59

        수박과 호박이 바뀌었어요.   삭제

        • 땅을사랑해 2008-07-07 17:08:42

          V For Vendetta   삭제

          • 99 2008-07-06 11:55:34

            ㅉㅉ/어제 있었던 촛불문화제와 시민운동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나름 괜찮은 글이구먼....
            웬 억지에 설득력도 없는 시비를 거시나. 너무 드라이하지 않은 어제의 정경을 화보 담듯 담은 글이고, 조중동식의 의도적으로 감정선 건드리며 자극적이고 왜곡적인 보도도 아닌데... 참 딱한 양반이시구려.   삭제

            • ㅉㅉ 2008-07-06 00:50:12

              이게 기사입니까 일기입니까...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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