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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TF, 방통위 종편 심사에 “규제공백이 있다”한국컴퓨터지주 산하 5개 계열사, JTBC에 250억 투자했지만 규제는 없어
권순택 기자 | 승인 2013.07.30 10:20

종편·보도PP 승인 신청 사업자의 승인심사를 점검한 검증TF는 방통위의 ‘심사’ 설계에 “규제공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가 29일 오전 11시 종편·보도PP 승인심사 1차 검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비상장 회사의 투자가 평균 53.3%로 나타났으며,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투자한 정황이 드러났다(사진제공: 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와 언론노조, 언론인권센터는 29일 <종편·보도PP 승인 신청 사업자의 승인심사 1차 검증 결과>를 1차로 공개했다. 이날은 종편·보도PP 사업 승인을 신청한 사업자의 ‘주주구성’ 분석 결과만 발표됐다. 이에 사업자로 선정된 TV조선, JTBC, 채널A, MBN, 뉴스Y 법인들의 탈락사유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방통위의 심사기준과 심사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됐다.

언론연대검증TF(이하 검증TF)는 방통위의 ‘중복주주’를 설정하는 기준과 최대주주·동일인주주에 대한 부분에 ‘규제 공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CBS의 경우 <방송법> 위반으로 명백한 탈락 사유가 발견됐지만 심사에서 빠지지 않는 등 심사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종편 신청 법인들의 국세청 자료 역시 확인하지 않은 채 심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중복주주, A그룹 계열사1·2가 중복투자해도 감점 안 되게 설정

방통위는 종편·보도PP 승인 신청 사업자에 대한 심사기준을 정하며 5% 이상 중복참여를 배제하고 5% 미만 중복 참여주주가 있는 신청 사업자에 대해서는 감점 처리하도록 설정했다. 검증TF는 “방통위 기준의 ‘중복주주’는 그 기준상에 허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검증TF의 조사결과, 5% 이상 주주의 중복참여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5% 미만 주주의 경우 총 42개 주주가 복수로 종편·보도PP 법인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복참여 주주의 출자금 합계를 보면, 채널A가 392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JTBC가 269억 원, TV조선이 189억5000만원 순이었다.

주주구성 명단을 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5개 사업자(JTBC·채널A·머니투데이·HUB·HTV)에 중복 참여했다. 팅크웨어는 4개 사업자(TV조선·JTBC·채널A·HUN) 법인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동아제약, 녹십자, 제일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한국투자증권, 파리크라상, 샤니, 동아원, 삼창기업, 대양학원, 제주일보사 등은 3개 사업자에 중복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 법인들은 1% 미만의 중복주주에 대해서는 감점처리 되지 않는다는 방통위 규정에 따라 감점 대상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해 검증TF의 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중복참여의 문제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공통의 지배권 하에 있는 특수 관계인 주주를 모두 합해 본다면, 실질적인 중복참여의 정도는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상조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A그룹의 각기 다른 ㄱ과 ㄴ 계열사가 각각 다른 종편 법인에 주주로 참여했다면, 이는 방통위 심사기준으로는 중복참여가 아니게 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하지만 이들 계열사는 경제적 실질로는 중복참여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검증TF가 각 사업자별로 공통의 지배권 한에 있는 특수관계인 주주들을 정리한 결과, 동일 그룹에 속한 다수의 계열사가 하나의 사업자에 나누어 출자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이 경우, 동일 그룹 내 다수의 계열사가 출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 일부만 방통위 기준에 따른 주요주주 규제를 받게되거나 사실상의 주요주주가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방통위는 2010년 12월 JTBC의 주요주주를 ‘디와이에셋(5.92%, 249.82억)’, ‘중앙일보사(5.0%, 211억)’, ‘텔레비아사히(3.8%, 129.97억)’, ‘Turner Asia Pacific Ventures Inc(2.64%, 111.4억)’, ‘S&T 중공업(2.37%, 100.01억)’, ‘성우하이텍(2.37%, 100.01억)’, ‘대한제강(1.18%, 49.79억)’, ‘에이스침대(1.18%, 49.79억)’, ‘한샘(1.18%, 49.79억)’라고 발표했다.

   
▲ 방통위가 발표한 JTBC 최대주주 및 주요주주 현황

하지만 검증TF가 동일인주주로 정리한 결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컴퓨터지주 산하 5개 계열사인 ‘한국컴퓨터’, ‘로지시스’, ‘케이씨에스’, ‘한네트’, ‘한국트로닉스’는 JTBC에 각각 50억 원씩 총 25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실제 ‘디와이에셋’ 249.82억 보다 많은 금액을 출자한 것이다. 방통위는 종편을 승인할 때 3년간 주요주주의 변경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JTBC에 방통위 기준의 주요주주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출자한 한국컴퓨터지주 산하 5개 계열사들은 해당 규제를 받지 않는다.

   
▲ 동일인주주의 중복출자 현황 (단위: 백만 원)

이 같은 문제는 TV조선, 채널A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TV조선의 경우, 조선일보는 방통위의 기준에 따라 주요주주로 규정돼 제재를 받지만 그와 동일인 주주인 디지털조선일보, 조선뉴스프레스, '스포츠조선' 등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채널A의 경우, 도화종합기술공사와 건화는 주요주주에 대한 규제를 받지만 계열사 아리지, 수리봉, 한조 등과 곽영필 회장의 지분 참여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런 부분이 방통위의 ‘규제공백’, ‘사각지대’라는 게 검증TF의 주장이다. 토목엔지니어링 업체인 도화는 관급 공사를 주로 수주하며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방통위 심사에 ‘자연인’에 대한 검증은 없었다”

검증TF는 “방통위의 심사 기준은 언 듯 보기에 매우 엄격한 것처럼 보이나, 최대주주에 대한 지분 소유 한도 규제 이외에는 모두 개별 주주만을 심사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법인주주의 사실상 지배자에 대한 심사 항목이 없어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조 교수는 “종편·보도PP 사업자 등의 방송 사업자는 사회의 희소한 자원을 사용하는 회사로서 사업적 능력과 함께 엄격한 공공성을 요구받는다”며 “그에 비춰 본다면, 법인들의 주요주주에 대한 심사기준은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특수관계인 주주의 지분의 합과 주요주주의 경우 개별주주 단위로만 심사해 그 법인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에 대한 심사 요건이 부재했다는 얘기다.

방통위, 주식 지분소유 30% 규정 제대로 심사했나

방통위는 종편·보도PP 신청 법인의 주주구성과 관련해 채수현 언론연대 정책위원장은 “방송사의 1인 소유지분을 제한하고 주주를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은 방송언론이 어느 한 집단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집단의 이익을 고르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목적”이라며 “그러나 종편·보도PP 승인 신청법인들의 주주 구성은 방송의 다양성 실현과 지배 주주에서 독립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수관계의 지분소유 부분에 대한 법망을 피해갔지만 통념상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방송법> 제8조(소유제한등)는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에 의한 일간신문이나 뉴스통신진흥에관한법률의 규정에 의한 뉴스통신을 경영하는 법인(특수관계자 포함)은 종편·보도PP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일보> ‘JTBC’, <동아일보> ‘채널A’는 ‘사실상의’ 특수관계자를 포함하면 30%를 넘는다는 게 검증TF의 주장이다.

JTBC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최대주주로 25%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일보사가 주요주주로 5%를 소유하고 있고 여기에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사돈이 운영하고 있는 사실상의 특수관계인 성보문화재단의 1.18% 투자를 합하면 31.18%가 된다. 방송법이 정한 1인 소규 규제 상한선 30% 를 넘어선 것이다.

채널A의 경우에도 동아일보사가 29.3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사실상의 특수관계인 삼양사(동아일보 창립자 고 김성수 사장의 동생 김연수 회장이 창립) 지분 5.15%, 고려중앙학원 0.49%, 고려대산학협력단 0.12%를 더하면 35.08%가 된다.

하지만 JTBC와 채널A는 방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수관계자’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법망을 피해간 경우에 해당한다. 동법 시행령은 ‘특수관계자’와 관련해 “6촌 이내의 혈족 또는 4촌 이내의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채널A 출자자인 ‘삼양사’는 7촌에 해당된다.

“방통위, 조세 법령 위반 국세청 자료 심사도 못해”

검증TF는 방통위가 종편·보도PP 신청 법인들의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국세청 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 역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채수현 정책위원장은 “방통위의 ‘종편, 보도PP 승인 심사 위원회 제2차 회의 내용을 보면 국세청 소관법령 위반 내역은 국세청이 공개를 거부해 심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채수현 정책위원장은 “신청 법인에 대한 조세위반 여부를 묻는 국세청 자료 거부에 대해 (방통위가)소극적으로 대처했다”며 “방송 언론을 경영할 자격에 조세에 관한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다면 감점 사유다. 국세청이 공개를 거부한 근거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했다면 해당 자료를 구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주구성과 관련해 학교·의료법인 등 비영리 법인에 대한 출자와 관련해 종편보다 보도PP에 더 엄격하게 적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편백서를 보면, 채널A와 관련해 한 심사위원은 “법인의 주주로 대학과 유명인사를 참여시킨 점은 부적절할 수 있음”, TV조선에 대해 “주주구성 적정하고 건전함. 신청법인 및 주요주주의 출자 능력이 우수함”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도PP 뉴스Y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사립학교법상 건전한 재무, 회계, 운영을 요구하는데 수익 전망이 상당기간 낮은 보도PP사업에 학교법인이 참여하는 것은 주주 구성의 적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가혹하게 평가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검증TF에 의하면, CBS의 경우 외국법인이 사실상 14.9%(유에스컴로지스틱스 10%+ 중국인이회 4.9%)로 <방송법>을 위반하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곧바로 ‘탈락’ 시키지 않고 끝까지 심사를 진행했다. 이 또한 부적절했다는 게 검증TF의 입장이다.

방통위, “당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중복주주·주요주주 범위 등 결정했던 것”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중복주주·동일그룹 계열사 등) ‘심사기준’과 관련해서는 다른 이야기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방통위에서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 미만 중복주주 참여에 대해서도 규제를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복수안으로 의견수렴을 거쳤고, 감점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던 것”이라면서 “주요주주를 정할 때, 특수관계자를 계산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검증TF의 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세부심사 항목의 재정적 능력 등을) 계산하는데 여러 주주들이 묶여 있으면 문제가 생기게 돼 최선의 방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자연인에 대한 검증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심사과정에서 참석해 답변한 게 있다”며 “충분히 심사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방통위 관계자는 ‘주식 지분소유 30% 규정’과 관련해서는 “방송법 및 시행령에서 규정한 ‘특수관계자’에 대한 부분을 반영해 계산했고, 채널A 삼양사는 해당이 안됐다”고 밝혔다. 또, CBS 외국자본 10% 위반에 대해서도 “당시 CBS에서 ‘외국법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미리 탈락시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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