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MBC 사옥 앞에서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버린 방송3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실천단 소속 대학생들이 방송3사 규탄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모습. ⓒ미디어스

대학생들이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방송3사가 축소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주의 지킴이 대학생 실천단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MBC 사옥 앞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프랑스 르몽드지, 미국 CNN 방송에서조차 수 만명이 거리로 나온 촛불집회 현장과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대서특필하고 있는 마당에 대한민국의 방송3사는 정권의 시녀가 되어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며 "희대의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어떻게든 축소해 보도하고, 더 나아가 은폐시도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실을 보고 있는 2013년 7월, 우리 대학생들은 이러한 현실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3사를 향해 △매일 거리로 나오는 촛불시민들의 목소리를 당장 보도할 것 △국정원이 지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대선때 어떤 일을 벌였는지 취재하고 낱낱이 국민 앞에 밝힐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21세기인 2013년 현재, 70~80년대 군사독재정권 아래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도하지 않았던 광주MBC는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제일 먼저 불타올랐다"고 경고했다.

이들이 방송3사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및 촛불집회 보도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6월 21일 국정원 대선개입에 항의하는 첫 촛불집회가 개최된 이후 3사가 이를 저녁 메인뉴스에서 내보낸 경우는 5건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단신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 연시영씨는 "저의 첫 대선 투표가 여론조작 등 불법으로 얼룩졌음을 알게 된 이후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촛불집회, 서명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왔다. 하지만 제 주변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국정원 사태의 진실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며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시민들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방송3사가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달 넘게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으나, 3사에서 단 5밖에 보도되지 못했다. 그조차도 촛불을 든 시민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대변했다고 말할 수도 없는 민망한 보도"라며 "현재의 언론 행태는 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방송사들은 왜 시민들이 이 더운날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는지, 국정원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보도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욱 열심히 행동함으로써, 직접 살아있는 언론이 되어 더 많은 대학생들, 시민들에게 국정원 사태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대학생들은 방송3사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KBSㆍMBC 관계자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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