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총파업 중인 민주노총 조합원 1000여명도 정부의 언론 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공영 방송을 지키기에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조합원 1000명은 4일 오후 4시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이명박 정권 언론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를 철저하게 분쇄하는 것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공영방송, 언론자유 사수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 권력과 자본에 굴복해서는 안 돼"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일찍 시작했어야 할 (공영방송 사수)투쟁을 지금에서야 시작해 미안하다"며 "언론이 우리 노동자들의 모습을 공평하게 보도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언론은 권력과 자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은 중립성과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KBS, MBC, YTN에 대한 정부의 언론 장악 시도를 언급한 뒤 "차라리 우리의 목숨을 버릴 수는 있어도 우리의 뜻은 막을 수 없다"며 "이명박 앞에 무릎을 꿇지 말고 끝까지 항거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은 "눈물나도록 고맙다. 이처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도움이 있기에 언론을 지킬 수 있다"며 KBS를 가득 채운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분쇄하고 공영방송, 언론자유, 민주주의 사수하자'는 제목의 투쟁결의문에서 "이명박 정권이 이처럼 집요하게 방송을 손아귀에 넣으려 하는 것과 조중동이 방송을 때려잡기 위해 발악하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서 보듯, 이명박 정권은 상위 1%를 위한 정권이라는 진실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감사원, 국세청, 검찰을 동원한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음모를 분쇄하고 언론기관을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시도에 맞서 이를 끝까지 저지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이들은 또 "< PD수첩>과 조중동 광고주 압박 운동에 대한 검찰수사는 이명박 정권을 구하기 위한 표적수사"라고 지적한 뒤 "미래세대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공영방송, 언론자유, 민주주의 사수를 위해 투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MBC 남문광장에서 <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를 비난하는 야유의 함성을 보냈으며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MBC를 지킨다는 의미로 서로가 손을 잡고 'MBC 인간띠잇기'를 진행했다.

이 자리를 방문한 < PD수첩>의 제작진 오동운-김보슬PD는 "< PD수첩> 사랑해요"를 외치며 MBC 앞을 매운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동운 PD는 "현재 < PD수첩>은 검찰 수사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고, 조중동에 의해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MBC를 방문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라도 앞으로 좋은 방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박성제 본부장도 "눈물 날 만큼 감사하다"며 "사실 저희만의 싸움이라 생각해서 외로울수도 있겠다고 걱정했지만 절대 외롭지 않고 MBC를 생각해주시는 국민 여러분이 저희의 든든한 버팀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면서 오는 8일 MBC 조합원 모두가 서울로 상경해 검찰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오후 7시 MBC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 1000여명은 오후 6시 MBC 앞에서 이명박정권 언론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마치고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