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송에서 '진짜 사나이'의 분량을 이끌어간 키워드는 '남자의 승부욕'이었습니다. 익히 패땠에서도 이효리와 티격태격할 정도로 승부욕의 왕으로 불리는 김수로, 평상시 긍정에너지를 전파하지만 승부의 순간에선 눈빛이 달라지는 류수영,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지만 그 어떠한 도전도 결코 회피하지 않는 장혁까지. 이들은 남자를 움직이는 건 승부욕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승부욕은 의외의 상처와 의외의 개그를 낳았지요.
남자의 승부욕에 의외의 상처를 받은 병사가 있습니다. 박형식이지요. 류수영은 아기병사 박형식에게는 든든한 버팀목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매사에 능숙한 류수영은 아기병사의 사수 역할을 자처하며 박형식의 험난한 신병의 길을 친절하게 다잡아줬었는데요. 이런 류수영을 믿고 의지하던 박형식은 공격단정 교육에서 의외의 상처를 안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김수로와 류수영은 패배가 못내 아쉬운 듯 몹시 불편한 모습이었습니다. 류수영은 '갑자기 승부욕 확 올라오네'라며 통렬한 패인 분석에 들어갔지요. 그리곤 단호하게 '너'라며 자신과 힘의 균형이 맞지 않았던 박형식을 지목했습니다. 류수영은 이내 자기 탓이라고 정정했지만 순간적으로 지목받았던 박형식은 평소와 다른 류수영의 낯설고 생소한 모습에 주눅들 수밖에 없었지요.
남자의 승부욕은 의외의 개그도 연출시켰는데요. 체육대회를 앞두고 멤버들은 삽을 들고 씨름장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헌데 모처럼 삽을 들게 되자 류수영은 지난 부대에서 삽질왕으로 등극했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군대가 체질인 듯 모든 분야에서 훌륭한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류수영이지만, 뒤늦게 합류한 장혁의 존재감은 류수영을 압도하고 있는데요. 이에 삽질왕 류수영은 장혁에게 삽질 대결을 제안합니다.
늘 구멍병사였던 손진영의 활약도 대단했는데요. 땅과 교감하며 땅자리를 찾는 그의 모습에 장혁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느끼고 손진영의 자세에 대한 집중 해설을 시작했습니다. 풍수지리 전문가 포스를 보인 장혁은, 삽으로 대지의 기운을 느끼려는 손진영을 보며 땅의 허락을 받는 거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땅신의 기운을 제대로 받으면 지진이 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지요. 장혁은 경건하게 주변 병사를 자리에 앉히더니만, 20개가 넘는 삽콩콩을 선보이고 넘어지는 손진영을 향해, 땅신과 접신했다며 넙죽 절까지 하는 개그를 보여줬지요. 소소한 일상의 작은 게임에서도 깨알재미를 창조하는 이들의 모습이 큰 즐거움을 줬지요.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출연자를 피해 다닌다고 알려진 바 있는데요. 덕분에 출연자들이 방송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었을 때 보이는 의도치 않는 장면들이 진짜 사나이가 주는 진짜 매력인 듯합니다. 일요일 저녁이 자꾸만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Written by 비춤, 운영중인 블로그 : http://willism.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