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국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가장 행복해한 인물은 바로 혜성이었습니다. 자신이 또 다시 위험에 처했단 사실은 안중에도 없고, 수하의 무죄가 확정되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잊고 싶었던 기억이 떠오른 후 마음을 읽는 능력이 다시 생긴 수하는 혜성의 그런 마음을 읽고 슬프기만 했습니다.
황달중이 잃어버린 딸 도연, 긴장감이 떨어진 극 전개 어떻게 채울까?
자신의 아버지가 민준국의 부인과 자식을 죽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하는 힘겹기만 합니다. 타인의 목소리를 읽는 능력이 있던 수하는 이런 민준국의 발언이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 더욱 힘겨웠습니다. 그 능력이 없었다면 자상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대로 담고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인자를 증오할 수도 없게 된 수하는 스스로 그 지독한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기억을 봉인하고 살아왔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편안한 삶을 살아왔던 수하는 기억이 다시 살아나며 힘겨움을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봉인에서 깨어나며 그 모든 기억을 살려낸 수하로서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다시 혜성이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혜성은 오직 수하가 무죄라는 사실이 반갑고 기쁠 뿐입니다. 그런 혜성을 보면서 수하가 백허그를 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여인이 자신만을 생각해주는 상황은 그 누구여도 행복한 경험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타인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이 다시 돌아온 수하이지만 그 능력을 감출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혜성은 기억이 돌아오면 자신에게 절대 연락을 하지 말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수하를 사랑하기 시작했고, 그런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져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습니다.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져야만 하는 이런 현실은 주변의 눈이 무서워서일 뿐이었습니다. 이런 감정의 모순과 두려움이 사라지게 된다면 이들의 사랑은 행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교모세포증으로 석 달의 시한부 삶을 남겨두고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황달중은 병원에서 우연히 전 부인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부인이 왼손이 잘린 채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황달중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차라리 살인자로 감옥에서 살게 된 것이 당신이나 자신, 그리고 딸에게도 모두 행복한 결론이었다는 전 부인을 황달중은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전 부인을 깨진 병으로 찌르고 서대석을 찾아간 황달중은 도연 앞에서 쓰러지고 맙니다.
쓰러진 황달중이 자신의 친부라는 사실도 모른 채 타고난 범죄자로 생각하는 도연의 모습은 이후 진실이 밝혀진 후 드러날 혼란을 예고했습니다. 서도연이 황달중의 친딸이라는 사실은 이미 시작하는 부분에서 예고됐습니다. 의도적으로 내비친 것이라면 이후 이야기 전개에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할 것입니다. 예상하고 극을 전개한 만큼 이런 과정을 통해 보다 단단한 결과로 이어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황달중의 친딸이 서도연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은 흥미를 반감시켰습니다. 극중 인물들만 모를 뿐 시청자들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도연의 진실을 찾는 과정을 통해 수하가 자신이 기억이 모두 돌아왔음을 혜성에게 알리는 장면은 극의 전개상 자연스러웠습니다.
수하의 모든 것을 믿는 혜성에게 계속해서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수하가 황달중 사건을 통해 자연스럽게 혜성을 도우며 진실도 밝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끄러운 전개였습니다. 혜성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한 수하로서는 더는 이런 관계의 모호함을 유지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자신을 밀어내려 해도 그 사랑이라는 감정이 갑자기 사라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26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만 했던 황달중, 그는 형집행정지로 풀려나자마자 죽었다던 부인을 만나 다시 해를 입히고 감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신 변호사에게 자신이 무죄임을 입증해 달라 합니다. 자신은 26년 전 살인을 하지도 않았고, 현재 자신이 찌른 것은 그들이 죽었다던 귀신이기 때문에 자신은 죄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극 후반 황달중 사건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혜성에게 강렬한 트라우마를 줬던 서대석 문제와 함께 서도연까지 얽힌 사건이라는 점에서 황달중 사건은 중요하게 다뤄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서도연이 앞으로의 고난을 이겨내며 성장하는 과정 역시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을 듯합니다.
황달중의 부인처럼 살려고 죽어야 했던 민준국이 다시 그들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수하는 혜성을 자신의 집으로 피신을 시키고 차관우 변호사에게 혜성을 보호해달라는 부탁도 합니다. 수하와 차변이 혜성을 밤낮으로 보호하는 상황에서는 민준국도 혜성에게 함부로 피해를 입힐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각목을 들고 숨어있던 민준국을 발견하고 먼저 공격하려던 차 변호사는 되레 공격을 당하며 위급한 상황에 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민준국이 차 변호사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입니다. 이미 충분히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단순합니다.
자신이 이런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수하의 아버지가 벌인 잔인한 행동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혔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변호를 해주기를 차 변호사에게 부탁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보다 변호사로서 의무감이 강한 차 변호사는 다시 한 번 혜성이 반대편에서 민준국의 변호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마지막이 될 차 변호사와 장 변호사의 민준국을 사이에 둔 법정 투쟁은 수하와 혜성의 사랑이 해피엔딩이 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입니다. 차 변호사는 법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고, 혜성은 법과 사랑을 모두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후 어떤 극적인 과정들이 등장할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 2회 연장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해피엔딩의 키를 쥔 이는 차관우가 되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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