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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편집국 열었으나 '짝퉁신문' 강행의지 확고비대위 측 "법원에 가처분 이행강제 요청"
곽상아 기자 | 승인 2013.07.10 15:26

한국일보는 법원이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 체제의 부당성에 대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체제대로 신문을 제작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편집국 폐쇄 해제 이후에도 기존의 편집기자들에게는 조판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지 않고 있으며, 차장급 이상 기자들에게도 데스크 권한이 전혀 주어지지 않아 '짝퉁 한국일보'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회사측의 편집국 폐쇄가 해제된 9일, 한국일보 기자들이 편집국에서 회사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강형주 수석부장판사)는 8일 한국일보 편집국 기자 151명이 사측의 편집국 폐쇄를 해제해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하종오의 편집국장 선임에 대한 투표 결과 신임안이 부결되었으므로 하종오가 피신청인의 편집국장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서 정한 절차(임명동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피신청인이 신임 편집국장을 선임하기만 하면 그 편집국장의 지휘에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편집강령규정 제8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요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일보 사측은 9일 편집국 폐쇄를 해제한 이후에도 하종오 편집국장 직무대행 체제로 신문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편집국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한 편집기자들에게는 조판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지 않고 있으며, 사측은 서울경제 사옥에 마련된 '짝퉁 편집실'을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장급 이상 기자들에게도 데스크 권한이 전혀 주어지지 않고 있다.

한 사측 관계자는 1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판 시스템을 풀게 되면 기존에 편집된 것들이 수정 가능하다. 잘못될 경우, 이미 편집돼 있는 것이 수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좀 바꾸고 있는 상태"라며 "현실적으로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보도자료를 내어 "(회사측이) 물리적으로 우리가 신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근로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 관련 결정문에서 주문한 사항을 명백히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는 회사 측에 대해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을 법원에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주 비대위 부위원장은 1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취재기자들이 기사집배신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도록 ID만 복구된 상황이고, 나머지는 달라진 게 없다. 저희들에게는 기사 승인권한을 전혀 주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체제대로 계속 신문을 제작할 테니 기사 제공이나 하라는 것"이라며 "회사측이 법원 결정을 극단적으로 편협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진주 부위원장은 "(인사 문제 등을 논의할 수 있는) 노사협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진열 한국일보 사장은 10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자들은 회사측이 공식적으로 임명한 데스크의 지시를 따라 신문 제작에 동참해야 한다. 이미 회사가 임명한 직무대행, 부장단이 제작을 하고 있는데, 기자들 스스로 신문을 제작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영진은 그러한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진열 사장은 노사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발전적인 안을 놓고 서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하종오 직무대행 체제인데, 서로 양보하게 되면 접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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