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황금의 제국 3회가 방송되었다. 배우 손현주가 4회까지만 지켜봐 달라고 했던 황금의 제국. 4회까지 갈 필요도 없이 2회만으로 황금의 제국은 그 진가를 보여주었다. 시청률은 아직 저조하지만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장태주는 사법고시에 한번에 1차 통과할 정도로 수재이다. 그런데 철거를 앞둔 건물에서 생존권을 찾기 위해 싸우다 그의 아버지가 죽었고, 용역을 시켜 그 건물을 철거한 이는 최민재였다. 아버지의 수술비가 필요했던 장태주는 학교 선배이자 부동산 업계에 있는 윤설희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최민재의 수하인 조필두를 상대하여 돈을 얻어낸다. 최서윤과 최민재의 친척간 왕자의 난이 일어나고, 그 둘 모두에게 중요한 핵심 땅을 가진 장태주가 그 땅을 가지고 딜을 하여 큰돈을 손에 거머쥔 후 EDEN이라는 회사를 차려 부동산계의 거물로 탄생하게 된다. 어제 방송에서는 성진그룹의 난에서 패하여 감방에 갔던 최민재가 성진그룹의 아들인 최원재에게 접근하여 그를 조종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말드라마 스캔들이 떠올랐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스캔들. 제목만 보면 막장드라마일 것 같지만 월메이드 드라마이다. 조재현과 박상민, 신은경이 최고의 연기로 극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장태하는 태하그룹 회장인데, 이는 부인인 윤화영 아버지 회사의 이름만 바꾼 것이다. 고아원에서 자란 장태하는 윤화영의 아버지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으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윤화영의 아버지를 감옥에 가게 만들었고 그는 감옥에서 죽게 된다. 이후 물불 안 가리는 태하건설 대표로서 황금의 제국 최민재와 같이 철거 주민들을 내쫓고 용역 깡패를 불러 몰아내는 일도 서슴없이 한다.
그러다 올림픽이 개최되고 이를 계기로 신도시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무리한 시공을 하게 된다. 건물은 부실공사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지어지게 된다. 그리고 건물이 붕괴하자 폭발물이 설치된 것이라며 거짓말을 하는데, 그 건물 안에 있던 한 아이가 죽게 된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하명근 형사였고, 그는 자신의 죽은 아이를 덤프트럭에서 발견하며 오열한다. 그리고는 복수를 하기 위해 장태하를 죽이려고 장태하의 집으로 갔다가 그의 아들을 유괴해 시골로 내려가 그 아이가 자랄 때까지 키운다.
스토리는 전혀 다른 드라마이지만 우선 성진그룹과 태하그룹은 모두 건설기업이다. 부동산불패 신화를 써내려가며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었으며 온갖 비리도 함께했던 건설업. 황금의 제국은 그 제국이 무너지는 IMF 전 상황을 다루고 있고, 스캔들은 그 시작이었던 올림픽 때가 배경이다.
우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설사 대표인 스캔들의 장태하와 황금의 제국 최민재가 닮았다. 각 캐릭터를 맡은 스캔들의 박상민, 황금의 제국의 손현주는 연기에 있어서 박빙을 달리는 연기파 배우이다. 악역으로서는 박상민이 조금 더 어울리는 듯하지만 아직 손현주의 활약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황금의 제국에서 주인공은 아버지를 잃었고 그에 대한 복수가 시작됐다. 스캔들의 주인공은 아들을 잃었고 그 역시 복수를 시작했다.
이 두 드라마가 더 오버랩 되는 이유는 조연 배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황금의 제국에서 최민재의 반대편에서서 최서윤을 보필하는 가신인 박진태와 스캔들에서 장태하와 대립되는 태하그릅 전무는 같은 배우이다. 최용민은 두 드라마에서 모두 드라마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어서 가끔 스토리가 오버랩되어 혼동되기도 한다.
과연 오늘 4회 방송 이후 황금의 제국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월메이드 드라마로 남을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다른 듯 비슷한 드라마인 스캔들의 시청률이 13.9%가 나오고 있으니 그만큼까지만 가도 수목드라마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황금의 제국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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