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발견된 수하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채 살인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혜성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던 수하가 민준국의 살인범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증거가 수하를 향해 있는 상황에서 무죄를 이끌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수하를 향한 모든 증거들, 무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이유가 되다

경찰서에 도착한 혜성은 수하를 만나 반갑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수하는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수하를 보면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기억을 잃은 수하가 살인자가 되어 자신 앞에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기 때문입니다.

실내 낚시터에서 발견된 민준국의 왼손과 수하의 지문이 잔뜩 묻은 칼과 휴대폰은 하나의 정황을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사체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드러난 왼손 하나만으로도 수하는 민준국을 잔인하게 죽인 살인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수하가 떠나던 그날 병실에 잠들어 있는 혜성을 향해 수하가 남긴 말은 혜성의 말처럼 절대 살인을 하지는 않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혜성은 그런 수하가 민준국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숨어 지낸 파렴치한 범죄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10년 전의 약속도 지키는 수하가 자신에게 마지막 남긴 말을 어기면서까지 살인을 하고 신분을 숨긴 채 기억상실을 위장할 파렴치한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수하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는 혜성이지만 법을 통해 무죄를 증명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도연은 혜성을 찾아 형량 협상을 시도합니다. 그녀 역시 11년 전 사건의 공동 목격자로서 민준국을 법의 심판을 통해 처벌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연은 수하를 위해 살인을 시인하면 10년 형을 선고할 것이라며 무죄 주장을 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범죄를 시인하면 10년 형을 그렇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면 20년 이상의 형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혜성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하의 무죄를 누구보다 확신하고 있지만 그저 심정적인 방법이 아닌 법으로 모든 것을 풀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드러난 모든 증거들이 수하가 범인이라고 지목하기에 무죄를 증명하기 힘들기만 합니다.

혼란스러운 혜성에게 관우의 등장은 든든함이었습니다. 살인범을 무죄로 풀어준 실력을 갖춘 관우라면 살인 누명을 받고 있는 수하를 무죄로 풀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혜성에게 관우의 등장은 큰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관우는 이번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치르자는 제안도 합니다.

수하의 경우 아직 어리고 초범이라는 점에서 이성적인 판단만 하는 판사와는 달리, 국민참여재판이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변호사는 26년 전 황달중 사건을 참고하라고 합니다. 너무 닮아 있는 두 사건이 분명 참고 사항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억상실증 수하와 술에 만취해 아무런 기억도 없었던 황달중. 기억에 없는 살인사건과 무죄를 주장하다 현재까지도 감옥에 수감 중인 황달중은 현재의 수하와 많은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26년이라는 간극을 두고 두 사건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그 사건 에 공통적으로 서도연과 서대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도연이 바로 황달중의 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황달중 사건의 판사였던 서대석이 도연을 왜 입양해 키웠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수하 사건은 결과적으로 26년 전 사건을 푸는 열쇠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억을 잃어버린 수하를 위해 그의 일기를 읽어주는 친구 충기의 존재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기를 읽어주는 충기로 인해 수하는 조금씩 자신의 기억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노력으로 인해 수하가 기억을 되찾고 마지막 반전을 이끄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이 상황을 통해 수하는 진정한 친구를 얻게 되고, 그 방법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그의 성장도 기대됩니다.

국민참여재판이 시작되었고, 검사와 변호사는 수하의 유죄와 무죄를 두고 혈전을 벌입니다. 두 주장이 겹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법정 드라마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법정 드라마가 국내에서는 별로 호응 받지 못했지만 법정 드라마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방식은 중요했습니다. 수하 사건을 두고 벌이는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 다툼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국선 변호사란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때 자신을 믿어주는 유일한 한 사람이 아니냐는 수하의 말에 혜성은 뒤늦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습니다. 11년 전 자신이 고민했던 정의. 그리고 법이 모두를 지켜줄 것이라는 막연함 속에서 실망하고, 배신도 당했던 혜성은 수하를 지키기 위해 다시 법 앞에 섰습니다. 법으로 수하를 지키겠다는 그녀의 의지는 그래서 특별했습니다. 이는 곧 혜성의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빈틈없는 검사 측의 반격에 흔들리던 혜성은 마지막 신의 한 수를 던졌습니다. 모든 증거들이 수하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사실은 수하만이 아니라 다른 존재가 하나 더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왼손이 잘리기는 했지만 시체가 존재하지 않는 민준국이 바로 그 대상이었습니다. 시체가 없는 살인사건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라진 민준국을 찾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조카 손자라고 주변에 소개하며 수하를 1년 동안 보살핀 할아버지 역시 민준국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법을 농락해왔던 민준국은 다시 한 번 자신을 지우고 수하를 살인자로 만들어 법이 다시 잘못된 판결을 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법을 농락하는 민준국에게 법이 정의를 실현하는 마지막 보루임을 보여주려는 혜성과 관우의 노력은 결국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가지고 있는 가치입니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고 정의를 실현하고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합리적 의심을 통해 밀리던 법정 공방으로 단박에 뒤집어 놓은 혜성의 반전의 한 수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지만 점점 흥미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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