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접해보지 못한 SF 시리즈물이 있다. 바로 '스타트렉'이다. 어릴 적 '스타워즈',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빽 투 더 퓨처' 등의 SF 영화들은 봤지만, '스타트렉' 시리즈는 극장에서도 좀처럼 개봉을 하지 않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관심이 가지 않는 그래서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느낌이 드는 SF 영화라는 이유 없는 편견이 자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2009년 TV 드라마 시리즈 '로스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후 헐리웃에서 메가폰을 잡으면서 '미션 임파서블3',' 클로버필드' 등의 화제작들을 연출하며 영화 쪽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J.J 에이브람스가 새롭게 '스타트렉' 시리즈를 탄생시키면서 2005년 '스타워즈' 6부작 마감 이후 정통 SF 시리즈물에 목말라하던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필자는 2009년에도 J.J 에이브람스에 의해 새롭게 탄생된 '스타트렉 - 더 비기닝'을 접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매력적인 여전사 '우후라'로 등장하는 흑인 여배우 조 샐다나를 영화 '아바타'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극장에서 종영 이후 케이블 TV, 블루레이 등 숱하게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계속 영화와 인연을 맺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스타트렉' 시리즈와 인연을 맺고 싶었고,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밤 모두가 불금을 즐기고 있을 무렵 집 근처 상영관을 찾아가서 마침내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 최고의 장점은 '스타트렉' 시리즈에 대한 어지간한 사전 지식이 없이도 영화 몰입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스타워즈'처럼 루크와 다스 베이더, 그리고 오비완 사이에 얽히고설킨 관계를 굳이 외울 필요도 없다.
영화의 큰 줄기는 바로 내부의 적 존 해리슨(베니딕트 컴버배치)의 야욕을 방지하는 것이다. 존의 탄생과정에 얽힌 비화가 밝혀지면서 엔터프라이즈호와 스타플릿은 위기에 빠지게 된다. 기존의 에이브람스 감독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맥거핀(관객의 궁금증을 끝까지 유발시키는 중심 소재나 장치)이 등장하지 않지만 내용 전개는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속도감 넘치는 액션이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요즘 여성관객들 사이에서 대세 트렌드로 자리잡은 브로맨스(영어 Brother와 Romance의 합성어로서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 사이에 펼쳐지는 묘한 로맨스 상황이나 감정 등을 의미)가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인 '커크'(크리스 파인)와 '스팍'(재커리 퀸토) 사이에 펼쳐지는 것도 영화를 보는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냉정하고 이성적이지만 가슴 한 구석엔 엔터프라이즈호와 함장 '커크'에 대한 무한 열정을 보유하고 있는 '스팍'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악역 '존 해리슨'으로 등장하는 배우 베니딕트 컴버배치의 목소리는 가히 백만 불짜리로 여겨질 만큼 매력적인 중저음 보이스를 발산한다.
007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처럼 '스타트렉'은 매 시리즈 독립적인 에피소드를 끌어오는 전략으로 '스타트렉' 시리즈를 새롭게 탄생시킨 J.J 에이브람스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늘 감칠맛이 느껴진다. 굳이 '토끼발'(영화 '미션 임파서블3'에서 사용했던 맥거핀)이 없어도 흥미진진하고 시원한 재미를 선사한 에이브람스 감독은 또 다른 SF 고전 '스타워즈'의 7번째 에피소드 연출을 맡을 예정인데, '스타트렉'에 이어 '스타워즈'를 어떻게 변신시킬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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