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MBC노조 파괴공작을 위해 <안티MBC> 카페(▷바로가기)를 개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27일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검찰 수사 범죄일람표 - 다음 카페 안티MBC에서의 정치개입>을 분석한 결과, <안티MBC> 카페지기인 ‘kkokkon**’이 국정원과 관련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kkokkon**’이 <안티MBC> 카페에서 작성한 글들을 살펴보면 검찰이 국정원 직원이라고 특정한 아이디 ‘Incredib**’과 ‘Gia**’이 쓴 글과 동일할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더 광범위한 정치개입 글들을 올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안티MBC> 카페는 2009년 1월 20일 개설됐으며 ‘kkokkon**’는 총 3245건의 글을 올렸다. ‘kkokkon**’은 대선을 코앞에 둔 2012년 11월 27일까지 해당 카페에 글을 게시했다.
진선미 의원실 박영선 보좌관은 “‘kkokkon**’이 쓴 글들을 검색을 통해 역으로 추적해 보면 국정원 직원이 쓴 글과 동일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양의 정치개입 글들을 올린 것으로 확인된다”며 “그런 점에서 국정원 보조요원이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가입하는 등 신원확인 안 돼 검찰에서 국정원 직원으로 특정하지 못한 게 아닌가 강하게 의심된다”고 말했다. MBC노조 파괴에 국정원이 개입됐을 수 있다는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 범죄일람표에는 국정원이 정치개입한 정황에 MBC노조에 대한 댓글을 제외돼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영선 보좌관은 “검찰은 언론사 관련해서 정치개입이라고 아직 밝히진 않았다”며 “(MBC 등 언론사 관련 국정원 직원들의 글이)특정 당에 유불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개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보좌관은 이어 “하지만 <안티MBC>이 개설된 2009년 1월 시기와 국정원이 미디어법 처리과정에서 올렸던 댓글 등을 놓고 보면 언론사 문제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보좌관은 “국정원 직원이 포털에 쓴 글들을 보면 MBC노조를 비난하는 글들이 많다”며 “공안기구 국정원이 왜 MBC 문제에 개입을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촛불 광우병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던 때”라면서 “결국, 정권 차원의 ‘MBC는 꼭 손봐야 한다’는 논리가 국정원에서 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에 대한 낙하산과 김재철 사장 모두 국정원이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정원 직원 특정 아이디 ‘Incredib**’, <안티MBC>에 어떤 글 올렸나
국정원은 <안티MBC>에 새로운 글을 쓰기보다는 <프리존뉴스>, <독립신문>, <미디어워치> 등 보수매체에 실린 내용을 이른바 ‘펌’하는 방식으로 게재한 것을 볼 수 있다.
2009년 8월은 정부여당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남찬순 고려대 초빙교수, 문재완 한국외대 부교수, 차기환 변호사, 최홍재 시대정신 이사 등을 선출해 MBC 공정성 훼손 우려가 커진 던 때, 국정원은 ‘Incredib**’ 아이디를 통해 <프리존 뉴스>의 ‘방문진 이사 선임…겁먹은 좌파진영 ‘발끈’’ 기사를 올렸다.
또한 <독립신문>의 ‘신임 방문진 이사, 축하가 아닌 격려를’ 기사도 함께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국민들의 MBC에 대한 개혁의 기대는 크게 높아져있는 상황”이라며 “MBC 본부장들이 부당하게 갖고 있는 이사 지위를 모두 빼앗은 뒤, MBC를 철저하게 개혁할 수 있는 이사를 선정, 이들을 MBC로 보내야 한다”고 인적청산을 주문했다.
종편의 도입의 근거가 된 미디어법(언론관계법) 날치기에 반대해 ‘장외투쟁’에 들어간 민주당에 대해서는 <독립신문> ‘민주당 거리투쟁 北이 응원에 나서’라는 기사를 통해 맹비난했다. 해당 기사를 통해 국정원은 “김정일이 언론관계법 반대 거리투쟁에 나선 정세균과 민주당 민노당 등 야당은 물론, 전국언론노조를 비롯한 촛불폭동세력을 사실상 고무 선동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MBC <PD수첩>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정원은 <프리존뉴스> ‘PD수첩, 미디어법 때문에 쌍용차 사태 왜곡하나’ 기사를 퍼왔다.
해당 기사는 “PD수첩이 이번 쌍용차 사태 보도를 통해 얻으려는 게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며 “작년 광우병 난동 때도 PD수첩의 보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몇 달이 지난 뒤 검찰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작가와 제작진의 의도 일부가 밝혀졌다. 특히 현 정부와 우파 진영에 대한 증오와 분노는 심각한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최근 MBC 노조가 ‘MBC를 조중동에 넘기기 위한 법’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하던 미디어법이 통과되고, MBC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에 MBC 노조를 싫어하는 이들이 대거 선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PD수첩이 쌍용차 사태를 보도하고 점거 노조 측 이야기로만 편집 구성했다는 건 뭘 뜻하는 것일까, 혹시 미디어법 통과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에 반발하기 위한 행동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은 그동안 공중파를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도구로 적극 활용하면서 소위 ‘PD 저널리즘’이라는 것에 스스로 상처를 입히고, 시청자들로부터도 신뢰를 잃었다. 이런 과거를 씻고, 다시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있는 그대로만을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왜 굳이 명분도 정당성도 부족한 쌍용차 점거 노조의 편에 서서 일방적인 주장만 전달했는지 의문이다.
만약 PD수첩도 이번 쌍용차 사태에 개입한 외부세력들처럼 쌍용차 노조를 내세워 현 정권과 경기도를 흔들려 하는 목적으로 그렇게 보도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PD수첩의 PD와 작가들께서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는 몰라도,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PD수첩의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국정원 직원이 <안티MBC>카페로 퍼온 기사>
아이디 ‘Gia**’는 <안티MBC> 카페를 통해 천안함 사태가 북한소행이라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와 단체 등에 대해 비난공세를 퍼붓는데 집중했다.
국정원 관련인으로 추정되는 카페지기 ‘kkokkon**’은 어떤 글을 올렸나
<안티MBC> 카페 지기 ‘kkokkon**’은 자신이 직접 MBC 문제에 대해 언급하거나 다른 기사들을 퍼오는 방식으로 비난하고 있었다.
“MBC는 현재 ‘미네르바 구속’과 관련하여 허위사실 유포는 아니라고 주장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MBC는 여러 차례 PD수첩과 뉴스데스크를 통해 허위사실 혹은 조작사실로 여론이 동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보도한 후 한 건당 1000만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MBC는 현 정부와 배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미네르바는 전혀 잘못이 없다는 보도로 또 한 번 국민의 여론을 흔들고 있다”<<미네르바 보도관련>MBC의 편중적인 보도, 2009년 1월 21일>
“거짓선동이 습성화된 MBC 뉴스데스크가 용산사태를 맞아 방송과 언론의 의무에 반하는 편파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어제 뉴스 진행자는 이런 말로 보도를 시작하였다. <경찰의 작전은 2시간이었지만 피해가 큰 이유는 바로 무리한 작전 때문이었습니다.> 사상자가 생긴 이유는 불법농성자들이 시너, 화염병을 사용한 것이 1차적인 원인이다. 이 主된 원인을 생략하고 피해를 몽땅 경찰에 뒤집어씌운다” <제정신이 아닌 MBC 뉴스데스크, 2009년 1월 23일>
2010년 8월 최승호 PD가 제작한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에 대한 불방사태에 대해 논란이 일자, ‘kkokkon**’은 “사장이 민감한 내용의 자사프로그램을 먼저 볼 수 없는 이상한 MBC의 구조”라고 김재철 사장은 직접적으로 옹호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 MBC ‘PD수첩’ 등 일부언론이 또다시 4대강살리기 사업과 대운하를 연계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 동안에도 수차에 걸쳐 설명하고 해명했지만 아직도 일각에서 대운하 의혹을 거론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며 “4대강 사업은 홍수방어·물확보·수질개선 등을 위한 종합 강살리기 사업“이라고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적극 홍보했다.
이 밖에도 MBC 노조에 대해 ‘귀족노조’라고 낙인찍었을 뿐 아니라, “왜곡전문방송 MBC를 폐쇄시켜야 한다”, “‘무늬만 공영방송’ MBC로 여론몰이”, “MBC는 방송 정치화 멈춰라” 등의 보수시민단체들의 성명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래는 진선미 의원실 박영선 보좌관과의 일문일답이다
-<검찰 수사 범죄일람표 - 다음 카페 안티MBC에서의 정치개입> 문건이 의미하는 것은? - 국정원은 인터넷 여론으로 어떤 것을 주로 방어했나? - 범죄일람표를 보면 언론개입에 대한 부분은 빠져 있다 - 국정원이 <안티MBC> 카페를 개설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 왜 <안티MBC>라는 카페인가라는 부분이 중요한 것 같다. - 국정원이 MBC노조 파괴공작을 했다고 볼 수 있겠나 - 진선미의원들의 대응계획은 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