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주최하는 <2013 한중 우정콘서트>가 오는 28일 오후8시 북경 국제올림픽 중심 체육관에서 열린다. 매년 개최돼 왔던 <한중가요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3 한중 우정콘서트>를 새롭게 기획·편성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일정(27일~30일)에 맞춰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출연 섭외 가수 소속사에서도 섭외 시기나 출연 계기 등을 밝히지 않고 있어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적자났다고 제작비 삭감하면서 대규모 해외 공연"

▲ 23일 한 엔터테인먼트사 페이스북에 게재된 '2013 한중 우정 콘서트' 홍보 포스터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KBS 내부 관계자들은 한중 콘서트가 대통령 방중 행사를 띄우기 위해 급작스럽게 준비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KBS의 관계자 A씨는 “2주 전부터 예능국이 행사를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며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워낙 급하게 준비해서인지 돌아오는 비행기 자리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대통령이 해외 일정을 나간다고 따로 공연을 기획하지는 않았다”며 “이미 중국과 함께 하는 ‘한중가요제’가 있는데 한중 콘서트를 또 만들고, 하필이면 대통령 방중 일정에 맞춘 것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관계자 B씨는 “해외 공연이라면 이미 <뮤직뱅크>에서 자카르타에 다녀온 바 있다. 기획 시점, 기획 취지 등이 명확하지 않으면 대통령 방중에 맞춘 ‘분위기 띄우기용 관제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62억 원의 적자를 내 토털리뷰라는 예산 삭감 프로젝트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 뜬금없이 해외 공연을 추진하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관계자 C씨는 “재정이 안 좋다고 제작비를 줄이면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공연을 나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소속사 "공연 함구령…팬클럽 행사 공지도 못해"

공연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소속사 역시 섭외 시기 및 출연 계기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를 꺼려했다. SM 소속 가수들을 제외한 다른 가수들은 공식 스케줄에도 해당 행사가 공지돼 있지 않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주최 측인 KBS에게 문의하면 보다 정확한 답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고, 스타십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섭외 시기와 섭외 계기에 대해 질문하자 “저희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사 쪽에서 (공연에 대해) 아무 쪽에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해서 팬클럽에도 행사 공지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식 스케줄에 공지되지 않은 것도 KBS 함구령 때문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홍보실 "좋은 취지…대통령 방중 잣대로만 볼일 아니다"

이같은 내부 비판에 대해 KBS 홍보실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맞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며 극구 부인했다.

홍보실 관계자는 "공연 출연진은 가변적인 부분일 뿐, 행사 자체가 급하게 준비된 것은 아니다. 한국 가수들이 나오는 <뮤직뱅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중국에서 한류의 인기가 굉장히 높은 것을 감안해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중 문화 교류라는 좋은 취지로 하는 공연으로, (대통령 방중에 맞춰 급조됐다는) 그런 잣대로만 볼 일은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또 홍보실 관계자는 "K팝 아티스트들과 중국 가수들이 나오는 콘서트로, 한중 양국 문화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취지의 공연"이라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2PM, 씨스타, B1A4 등 한국 가수 8팀과 중국 가수 2팀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 3일 남기고, 출연진 확정도 안돼

KBS 내부에서는 공연 3일 여가 남은 25일까지도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 발표가 없었고, 출연진 섭외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대통령 방중 행사에 맞춘 분위기 띄우기용 공연의 근거로 제기되고 있다.

KBS 홍보실은 현재까지 따로 홍보를 하거나, 공연공지를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공연 소식은 23일 한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게시된 홍보 포스터를 통해 알려졌다.

해당 포스터 역시 한국 가수 7팀, 중국 가수 2팀이 나온다고 돼 있으나 KBS 홍보실에서 확인한 출연진과 달랐다. 포스터에는 KBS 홍보실이 출연팀이라고 밝힌 B1A4는 빠져 있고, 대신 엠블랙, 틴탑, EXO가 들어가 있다. B1A4 소속사는 미디어스와 전화통화에서 “출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 기사가 나간 후 선재희 KBS 홍보팀장은 "홍보팀 직원의 해명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며 "출연진은 한국 가수 7팀, 중국 가수 2팀으로 홍보 포스터와 일치한다"고 밝혀왔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선 팀장은 "일반적으로 행사는 미리 예고하지 않고 당일에 보도자료가 나간다. 한중 콘서트만 이례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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