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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기자들 "편집국 폐쇄 해제" 가처분 제기사측은 "불법 아냐"…1달 뒤 결과 나올 듯
곽상아 기자 | 승인 2013.06.18 17:38

한국일보 사측의 편집국 폐쇄 4일째인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지부 비대위(위원장, 정상원)는 법원에 '취로방해금지 및 직장폐쇄 해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한국일보 사측은 15일 오전 6시 20분경 용역을 동원해 기자들을 편집국에서 쫓아낸 뒤 '편집국 점거'에 돌입한 바 있다. 회사측은 기자들이 1달 넘게 인사발령을 거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한국일보는 정상 운영, 정상 발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의 편집국 폐쇄 이후 한국일보 지면은 축소 발행되고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연합뉴스 기사가 90% 이상을 차지해 '한국일보'가 아닌 '연합일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편집국 폐쇄 3일째인 17일 오후, 한국일보 기자들은 자매지인 서울경제 사옥을 항의방문해 장재구 회장의 '짝퉁 한국일보' 제작 시도에 동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17일 오후 3시,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서울중앙지법에 '취로방해금지 및 직장폐쇄 해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비대위는 신청서에서 "피신청인(한국일보)은 신청인들이 쟁의행위를 개시하지 않았음에도 편집국을 폐쇄해 신청인들의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선제적·공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며 "신청인들을 전산상 '퇴사자'로 처리해 기사집배신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신청인들로 하여금 기자로서 어떠한 업무도 수행하지 못하게 해 취로청구권과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법적 직장폐쇄'라는 지적과 관련해, 한국일보 사측은 "따로 법적 검토를 받아본 결과 불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다 저희가 법적 검토를 받아서 진행한 일"이라며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사건의 경우 (근로조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회사의 인사권·경영권을 부정하는 것에 대한 문제만 존재하므로 노동쟁위, 쟁의행위, 직장폐쇄와 관련이 없고 △회사는 근로자가 (근로제공이라는) 본질적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권한이 있고 근로자는 응답할 의무가 있으며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하고,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해 회사는 경영권 및 인사권에 의거 출입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그동안 그렇게 편집국이 운영된 게 비정상적인 일 아니었나. 근로자는 사용자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근로를 제공해야 할 본질적인 의무가 있고, 회사는 이를 확인할 권한이 있다"며 "평소에는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1달 넘게 그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의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담당한 신인수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직장폐쇄란 문자 그대로 직장을 폐쇄하고 근로자들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인사권ㆍ경영권 침해를 따지기에 앞서) 한국일보 회사측은 편집국을 폐쇄하고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기 때문에 직장폐쇄가 맞다"며 "법적으로 직장폐쇄는 쟁의행위가 개시된 이후에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한국일보의 경우, 쟁의행위가 개시된 게 아니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라고 반박했다.

신인수 변호사는 "이미 한국일보 기자들은 기사를 쓰고 신문을 제작해 왔다. 이미 근로제공을 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근로제공의사를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언론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며, 인격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한국일보 기자 역시 "기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핵심 수단 중 하나가 기사 집배신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인데, 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뒤에 '왜 근로제공을 안하느냐'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저희는 근로제공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공간과 ID를 빼앗았기 때문에 근로제공 자체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근로자가 성실한 근로의무를 제공하겠다고 하는 것은 입사할 때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며 "하지만 (사측은) 용역을 동원해 편집국을 폐쇄하고 확약서를 강요하는 등 유무형의 압력과 위력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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