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언론장악을 시도하고 있고 이것이 어쩌면 정권교체의 최종 정착점일 수 있다. 그러나 촛불이 확실한 방향과 기폭제를 열어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촛불진압과 공포정치에도 시민들은 '별로 겁 안난다'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성공회대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연구소가 공동주최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운동' 토론회에서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촛불시대 언론운동의 근본적 변화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최 교수는 '조중동 광고 안싣기 운동'의 전망에 대해 "당연히 조중동이 질 거라고 본다"면서 경기가 안좋은 상황이므로 광고주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빰 때린 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 교수는 "그럼에도 광고주 압박운동이 '광고주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확대시킨다'는 우려도 있다"며 "언론의 광고 의존성이나 기업의 투명성이 같이 논의돼 장기적인 압박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중동 광고 안싣기 운동'을 활발히 벌이는 다음 카페 '스탑CJD' 운영자 이태봉씨는 "촛불시위에 다녀온 다음날 언론에서 '배후설'을 내보내는 것을 보고 뭐가 잘못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왜곡된 언론을 바로 세우는 운동이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환경을 물려주는 일이고 그것이 바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찾아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우면서도, 왜 언론 영역에는 관심 갖지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바른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바른 언론 육성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은 "지난 10년간 안티조선과 공영방송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렇게 국민 전반에서 폭발적인 지지로 나타난 것이 좋으면서도 당황했다"면서 "조중동의 불합리성에 대해 시민들이 지식인들보다 훨씬 더 예민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훈 성공회대 교수는 발제문 '민주화 20년과 공론장의 구조변동-언론운동적 함의'를 통해 "이명박 정부는 비합리적인 권위주의 시대로 시계를 되돌리고 있다"면서 "조폭 마피아 정권과 마피아 자본주의는 마피아 언론으로 재생산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민운동단체들의 의제설정 기능이 여전히 촛불시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언론운동단체는 중요한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대표는 "말지와 한겨레로 시작된 언론운동이 오늘날 아고라까지 발전한 것"이라 평가하면서 "블로거 등 다양한 미디어들이 기존 미디어와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을 해나갈 것"이라 전망했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이번 촛불이 '신문이 아닌 단순 사익추구 집단'이라는 '조중동'의 실체를 밝혀주었다"면서 "소비자운동을 넘어서서 각자에게 들씌워진 욕망 체계도 성찰해 사회공공성과 이웃에 대한 상상력까지 할 수 있는 촛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언론운동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제와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한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운동' 토론회는 둘째날인 7월 1일 '방송의 공공성 수호 운동'을 주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