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 그리고 한나라당의 교만과 무지를 탄식하면서 그들의 병든 양심을 교회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꾸짖고자 합니다. 아울러 사제의 양심에 따라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경찰의 폭력 행위를 규탄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종교계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국민존엄을 선언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를 촉구하는 '비상 시국회의 및 미사'를 진행했다.
당초 오후 6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미사는 방송차량이 교통 통제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1시간 30분 늦은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됐고, 이 사이에 시민들은 성가를 비롯한 '광야에서' '아침이슬' '헌법제1조' 등을 부르며 미사를 기다렸다.
사제단은 <대통령의 힘과 교만을 탄식함>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우리는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보수언론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정부 시절 광우병 위험성을 무섭게 따지고 들다가 현 정부가 출범하자마다 미국산 쇠고기의 절대 안전을 강변하는 조선, 중앙, 동아의 표변과 후안무치는 가히 경악할 일"이라며 "정론직필의 본분을 버리고 이해득실에 따라 말을 뒤집는 언론의 실상이 알려진 것은 만시지탄이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아둘러 이들은 "소통을 강조하는 대통령은 먼저 국민의 소리를 듣고 그 진실을 깊이 헤아린 다음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시위 중 연행된 사람들을 전원 석방해 존엄을 바라는 국민의 상처를 씻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