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약칭 미디어행동)이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을 손보려는 의도'로 규정하고, 이를 당장 그만둘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 미디어행동이 30일 오후 3시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언론탄압 권력복종 정치검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상아
미디어행동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중앙지검 앞에서 '언론탄압 권력복종 정치검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수사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언론을 손보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검찰은 오히려 미 정부의 동물성 사료 금지 조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 협상 관계자와 책임자의 직무유기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것만이 검찰이 정권이 아닌 국민 편에 서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행동은 조중동 불매운동에 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 스스로가 조중동의 시녀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라며 "불매운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방적으로 비대해진 언론과 기업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매우 공공적 사회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이 촛불 든 이유는 정권의 실정탓"

이들은 "황우석 사태때 발생한 MBC 광고주 압박 운동과 이랜드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검찰이 단 한마디도 한적이 없다"며 "검찰이 정, 관계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수구족벌신문을 비호하기 위해 이중대로 나섰다"고 꼬집었다.

규탄발언에서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는 정권의 실정에 있는데도 검찰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PD수첩'을 수사하며 스스로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도 "지난 20년동안 한국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검찰 역시 정치적 독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뀌자 하루아침에 시녀로 전락했다. KBS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들어오는 이 시점에 별다른 건도 되지 않는 '배임혐의'로 정연주 KBS 사장을 소환하겠다는 검찰의 의도를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이냐"며 검찰의 정연주 KBS 사장 소환 시도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검찰이 존재 이유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

박성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PD수첩'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코너에 몰린 정부와 조중동이 공안정국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합작품"이라며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뒤에서 조정하고 있다는 것은 만인이 다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덕수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은 "'PD수첩'은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자고 주장하는, 깨어있는 언론인데 이를 검찰이 수사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정당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칼날을 겨누면 그 칼은 결국 정권을 수호하는 망나니 칼날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석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도 "검찰이 준사법기관으로 직무의 독립성과 신분을 보장받은 이유는 어떠한 유혹이 있더라도 법과 민주주의의 원칙대로 일하라는 뜻인데 언론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작금의 검찰은 존재 이유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며 "검찰은 설치 목적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대검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곽상아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이들은 대검을 방문해 '정치적 중립과 기본권보호를 촉구하는 언론·시민사회계 의견서'를 전달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