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11일 저녁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남북당국회담 취소에 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측이 우리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삼으면서 북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 통보해왔다"고 밝혔다.(뉴스1)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남북당국회담 무산의 책임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회담 무산 배경을 둘러싼 각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유연한 태도를 취해야 했다고 우리 정부를 비판한 반면 새누리당과 대표적 극우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회담이 결렬된 데 북한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 “정부의 남북대화 전 문제제기 방식, 정치적이지 못해”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13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예측하기 힘들고 자존심밖에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비합리적인 부분들이 있다”며 “북한에 대한 비판을 우리끼리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거 같고,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냐 하는 면에서 우리 정부라도 좀 유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제적인 관례와 원칙을 바로 세워서 남북관계를 끌고 나갈 것이라는 정부의 입장이 “일리는 있다”면서도 “몇 년 간 대화가 중단되어 있다가 급박한 문제를 앞에 두고 겨우 재개되던 찰나였다. 문제가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굳이 문제를 삼았어야 했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신뢰를 쌓기도 전에 ‘급’ 얘기부터 해서 자존심싸움을 하다보면 어떻게 될 지 뻔히 예상이 되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도 정치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을 맞추는 문제를) 정말 관철하고 싶었으면 다른 여러 가지 루트로 전달을 하거나 전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 “격 문제 따져 회담 결렬시킨 것은 북한”

반면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에서 우리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하는데, 격 문제를 따져 회담을 결렬시킨 것은 북한”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수석대표로 요구했던 게 외교 관례상 무리수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번 회담은 4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일어났고 개성공단에 나타나서 이야기한 사람이 김양건이었다”며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6.15 등의 의제를 협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김양건 정도가 나와야 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보내서 우리는 차관급을 내보낸 것”이라며 “강지영 서기국장은 차관보급이고 우리 측 대표는 차관급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북한에서는 ‘장관급을 내놔라’,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나오라’고 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특히 북한이 강지영 서기국장을 내보낸 데 대해 “강지영은 지금까지 대남 선동업무에 종사하던 사람이고 6.15행사 공동개최와 5.24 대북제재 폐지를 야권과 이야기했다”며 “남남갈등 일으키겠다는 것이고 진정성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갑제 “격은 제대로 맞춰야…박근혜 정부 잘하고 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또한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회담 무산은) 전적으로 북한 책임이지 일부 언론과 정당이 책임을 한국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사실 관계에서 벗어난 것이고, 양비론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갑제 대표는 “(한국에서) 장관급 회담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북한에서 안 하겠다고 하니까 차관을 수석대표로 낸 것”이라며 “북한은 저쪽은 그것보다 격이 낮은 서기국 국장을 내놨는데 저쪽에서는 오히려 차관이 너무 낮다고 해서 장관이 나와 달라는 억지를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격은 제대로 맞춰야 한다”며 “소위 국가라는 조직은 형식이 굉장히 중요하고 형식에서 내용이 나온다고 볼 수가 있는데 박근혜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본다. 과거의 관례를 고치려면 약간의 진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