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위 현장에서 여성 경찰의 강제 해산 권고 방송을 패러디한 '시민방송녀'가 다음 아고라를 비롯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경찰, 전의경 여러분 . 밤이 깊었으니 이제 그만 집으로, 숙소로 돌아가라"고 시작하는 '시민방송녀' 방송은 실제 사람 목소리가 아닌 음성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30일 오전 8시 40분 현재 다음 실시간 검색에 1위에 오르는 등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시민방송녀' 방송은 실제 촛불문화제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보내는 경고 방송에서 사용되는 문구를 고스란히 패러디했다.

▲ '시민방송녀' 방송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전의경은 지금 바로 해산하고 숙소로 돌아가 점호 받으십시오"

"지금 여러분은 불법 주차와 불법 도로점거를 하고 계십니다.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만든 이 도로를,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사시는 여러분이 불법으로 시민들의 통행권을 막고 계십니다. 이에 우리 시민들은 여러분의 불법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은 경찰의 폭력 행위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언급하며 "전경 여러분이 뿌린 소화기에 무고하고 선량한 우리 시민이 많이 다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찍는 방패에 우리 시민의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큰 부상을 입고 있다"며 당장 불법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한다.

또한 "시위대를 향해 소화기를 뿌리지 마라.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지 마라. 시위대를 향해 방패를 찍지 마라"고 경고한 뒤 "지금 바로 해산하고 숙소로 돌아가서 점호 받으라"고 '풍자'하고 있다.

방송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아들이 군대를 면제 받은 것과 이명박 대통령이 군대를 면제 받은 것을 비꼬며, 전경을 향해 "속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더 이상 불법주차와 불법 폭력 행위를 멈추시고 퇴근하십시오"

'시민방송녀'는 전경을 향해 "여러분에게 명을 내리는 어청수의 아들은 군대 면제이고 여러분이 몸 바쳐 지켜주는 명박이도 군대 면제"라면서 "여러분은 지금 속고 있다. 세상을 바르게 바라보는 우리의 전경이 되어 달라. 그렇다면 시민들이 여러분을 지켜 드릴 것"이라고 강조한다.

방송은 시위현장 경고방송에서 자주 쓰이는 문구인 "여러분의 입장은 이미 충분히 반영되었다"를 언급하며, 경찰을 향해 "더 이상 불법주차와 불법 폭력 행위를 멈추시고 퇴근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곧 시민 검거대에 의한 강제 진압이 있을 것"이라면서 "곧 시민기자단에 의한 얼굴 촬영이 있은 후 사회적으로 생매장시키겠다"며 경찰의 채증 작업을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방송은 이어 "더 늦기 전에,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하며 "여러분의 내무반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당장 권력의 시녀 노릇을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 "후련하다" "경찰청 앞에서 틀어달라" 등 공감한다는 댓글, 주를 이뤄

'시민방송녀' 방송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후련하다" "시원하다" "경찰청 앞에서 틀어 달라"는 등 대체적으로 방송 내용에 공감한다는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 '시민방송녀' 방송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대박 방송입니다. 경찰청 앞에서 틀어주세요" (푸른숲) "음..차분하니 맘에 드네요. 현장에 와서 꼭 한번 틀어주십쇼!!!ㅋㅋ"(가이포크스) "전경들이 시민들 때린 폭력 횟수만큼만 틀어주십시요. 그러면 외웁니다. 꿈에 나타납니다. 자꾸 들으면 불안해질겁니다. 진압할 맘도 사라질 것입니다. 딱 전경이 시민들 때린 횟수만큼만 트세요. 더 많이 틀면 너무 비인간적입니다"(qidao)

한편 오늘(30일) 새벽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서 종각역 부근에 있던 시위 참가 시민들에게 '시민방송녀' 방송을 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위 현장에 있었던 네티즌 '분도'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대책위에서 틀어준 시민방송녀 경고 방송 대박이었다"며 "모두 다 자지러지게 한판 웃고, 경찰 간부들도 당황하는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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