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해고까지 불러온 한국일보 사태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자로 편집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이계성 국장 직대는 당초 지난 2일까지 기자들과 장재구 회장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하기로 했으나, 장 회장이 논의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안에는 '내부 분열을 조장한 간부에 대한 인사철회' 등 기자들의 요구가 일부 반영돼 있어, 장 회장이 중재안을 받아들일 경우 한국일보 사태를 풀 단초가 될 수 있었으나 불발된 것이다. 장재구 회장은 이계성 직대와의 자리에서 오는 9일 한국일보 창간 59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대발표'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5월 30일,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가 한국일보 사옥 6층 회장실 앞에서 장재구 회장 규탄 피켓팅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제공)

당초, 이계성 직대는 지난달 30일 노조 조합원 총회에서 '주말(2일)까지 회장에게 인사 관련 입장을 관철시키겠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3일 조합원 총회에서는 '(10일 오전까지) 일주일 더 노력을 해보겠다. 관철되지 않는다면 거취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사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입장을 발표해 "회장의 맹목 앞에 어떤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 국장 직대의 선의는 믿는다. 그의 발언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실질적 역할 없이 중재의 거짓 시그널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며 이 국장 직대 스스로에게도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편집국 인사 사태 정리와 별개로 비대위는 장 회장 추가 고발 및 압박, 이영성 국장 부당징계 철회 등 우리가 준비해온 조치는 강력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대위는 한국일보 주최의 '201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행사가 열리는 4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서 장재구 회장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는 장재구 회장을 향해 "즉각 200억원을 한국일보에 반납하고 회사를 떠나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경영파탄의 대가를 치르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기자회견문에서 비대위는 "장재구 회장은 200억원 가치가 있는 회사 자산을 개인 빚 변제에 쓴 범죄자이며, 지난 10년 동안 한국일보 경영을 파탄으로 몰아간 주범"이라며 "장 회장에게는 미스코리아 대회가 당장 닥친 경영위기와 검찰 수사보다도 중요한 사안이라는 사실이 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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