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언론인이었던 손석희 전 앵커의 영입으로, JTBC 보도국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 MBC 시선집중을 진행할 당시,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
손석희 전 앵커는 "마음 속에 지닌 정론의 저널리즘을 제 나름대로 펼칠 것"이라며 13년간 진행해 오던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그만둔 뒤, 지난달 13일부터 보도담당 사장으로서 JTBC로 출근하고 있다.

손석희 사장은 출근 첫날 회의에서 "균형, 공정, 품위, 팩트를 4대 가치로 한 방송뉴스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28일부터는 보도국 산하의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시청률 등의 측면에서 타 종편에 비해 약한 보도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주 안으로 JTBC 뉴스의 방향성에 대한 결론을 내린 뒤 9월에 맞춰 뉴스 전면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게 JTBC의 계획이다. 현재의 TF 활동은 뉴스 포맷, 앵커, 리포트 제작방식 등 9월에 있을 뉴스 전면 개편의 밑그림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손석희 사장이 결국 메인뉴스 앵커를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으나,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교준 중앙일보 편집인 겸 JTBC 뉴스제작총괄은 "(손석희 사장의 영입을) 새롭고 중요한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 차별화된 보도를 위해 과거 우리의 보도가 어떠했는지, 반성할 것은 무엇인지,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TF에서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려고 한다"며 "(TF에는) 기자, PD, 촬영기자 등이 골고루 참여해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6월 첫째주까지는 결론을 내려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기자들은 손석희 사장 영입으로, JTBC 보도국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JTBC 보도국 한쪽 벽면에 적힌 로고
JTBC A기자는 "아직 시청률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미래에 대한 비전, 희망 이런 게 많이 생겼다"며 "(보도국 기자들 사이에서는) 'JTBC는 다른 종편들과 다르다'는 인식이 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B 기자 역시 "수년간 영향력 1위 언론인으로 꼽혔던 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에 대해 (일선 기자들의)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 '뭔가 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라며 "연차가 어린 기자들도 손 사장을 '선배'라고 부르면서, JTBC 뉴스의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그동안 (종편이라는) 매체의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서, 저희들로서는 공정하게 보도하려고 노력해도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는 부분이 있었다"며 "현재 뉴스만 한정해 놓고 보면, JTBC 뉴스의 시청률이 TV조선보다는 확실히 낮고, 채널A와는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시청률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JTBC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아들의 부정입학 의혹을 하루 뒤늦게 보도해 '손석희 사장 영입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게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높다. 손석희 사장은 지난달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특수관계로 꼽히는 삼성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보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내부 기자들은 '의도성이 없었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A기자는 "당일 7시께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는데, (9시 뉴스에서 방송하기 위해서는) 판단과 제작을 빨리 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한 것"이라며 "다음날 관련 뉴스를 두꼭지로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수관계인) 삼성이기 때문에 뺀 것 아니냐'고 하는 건 너무 황당하다. 해프닝에 불과한 일"이라고 밝혔다.

B기자도 "알고도 일부러 안한 게 아니라 보도국 역량이 부족해서 당일 보도가 안나온 것이었다.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이런 식으로 오해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 아니냐"며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면 억울하다. 다른 언론들이 다 보도하는데, 우리만 보도 안한다고 해서 삼성에 도움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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