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모바일 무비가 드디어 개봉했다. 미생 프리퀄 무비로 각 캐릭터별로 미생 웹툰에 나오기 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첫 번째로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에 대해서 다루었다. 5분짜리 짧은 영화지만 장그래의 과거가 그려져 웹툰 미생에서 장그래 캐릭터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미생 프리퀄은 다음 앱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모바일용 영화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미생을 봤던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미생팬들을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다. 장그래를 연기한 임시완이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은지 확인할 수 있고, 임현식의 감초 같은 역할도 맛볼 수 있다.

임시완와 장그래의 싱크로율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아이돌치고는 만족스러운 연기였다. 오랜 경력의 베테랑 배우들도 5분 안에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것은 힘든데, 적도의 남자와 해품달에서 연기 경험을 쌓아서 그런지 어색하지는 않았다. 이번 장그래편 신스틸러는 임현식이었다. 숨은 고수였던 평범한 경비 아저씨의 역할을 짧은 순간에도 잘 표현해주었기 때문이다.

장그래는 웹툰에서 항상 바둑을 생각하며 상황에 대처한다. 바둑을 둘 때처럼 차분하고 여러 가지 수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행동이 필요할 때는 빠르게 행동한다. 그리고 항상 집에 와서 복기하며 하루를 반성하고 내일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캐릭터가 형성되는 데 미생 프리퀄 모바일 무비를 통해 좀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

영화에서 장그래는 바둑을 포기하고 취업하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의 모습이다. 열심히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항상 바둑 생각이다. 그래서 엘리베이터 문에 프린팅 되어 있는 바둑 패턴의 프린트에 볼펜으로 바둑을 두기 시작한다. 다음 날이 되면 누군가가 돌을 놓고, 거기에 맞서서 매일 바둑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바둑을 둘 때 제한된 시간 내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타이머를 두고 타이머를 눌러가며 바둑을 두는 것처럼 장그래는 매일 아침 알람을 누르며 알바가 아닌 바둑을 두러갔다.

세상 속에 나온 것이 아니라 바둑 속에 세상을 가둬버린 장그래. 세상을 향한 두려움과 기존삶의 익숙함 때문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그래는 바둑을 같이 두던 숨은 고수 경비원 아저씨에게 충고를 듣게 된다. 여기서 바둑을 두지 말고 세상에 나가서 바둑을 두라는 말로 장그래를 바둑판에서 꺼내오게 된다. 어릴 적부터 수십 년간 지내왔던 바둑판 안에서 그렇게 장그래는 나올 수 있게 된다.

사회 초년생이라면 누구에게나 이런 자신만의 울타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학교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고, 내가 몰입했던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다. 내 경우는 책이었다. 책 속에서 사회를 경험하려 했다. 하지만 책 속에 빠져있어서 실제로 세상에서 어떻게 그것들을 적용해 나가야 할지 막막했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사업이 책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었다. 그간 읽어온 책들을 적용해보며 나만의 전략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그 책들은 내 인생의 좋은 지침서가 되어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장그래는 바둑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변화무쌍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한 수 한 수 신중하게 두고, 상대방의 심리를 읽으며 자신에게 유리한 바둑을 만들어나간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생존에만 급급한 사람보다는 장그래가, 더딜지라도 이후엔 더 빠르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20년간 공부를 하고, 또 다시 스펙을 쌓고, 무엇에 이끌린 듯 불나방처럼 모두가 가는 곳이니 안전하다고 느끼고 사회로 날아간다. 하지만 불길 속에서 살아남는 나방은 바둑판 안에서 빠져나와 바둑판 밖에서 볼 때 비로소 그것이 화려한 빛이 아니라 나를 태워버리는 뜨거운 불이라는 것을 안 나방일 것이다. 장그래처럼 인생의 바둑판을 가지고 있다면 사회에서 보다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남들보다 뒤쳐지고 더디다고 불안해하는 청춘들에게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며, 더 크게 도약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준 영화였다.

미생 프리퀄 다음 편은 안영이의 과거이다. 엘리트인 안영이에겐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다음 편을 또한 기대해본다.

=> 영화 바로가기 페이지 URL : http://mobile.daum.net/web/promotion.daum?serviceId=misaeng

=> 다음 영화 '미생' 페이지 URL :
http://2url.kr/tKq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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