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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판 다시 한번 뒤집을 왕의 귀환![서정환의 karma of the cinema] 조이씨네 편집장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 승인 2008.06.26 14:51

충무로의 흥행사 강우석 감독이 돌아왔다. 말 그대로 왕의 귀환이다. 1993년 <투캅스>, 1994년 <마누라 죽이기>를 연달아 흥행시키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그가 1995년 영화 제작,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를 출범시키며 한국영화계의 파워 1인자로 군림해왔던 2000년대 중반까지, 그는 한국영화계의 모든 크고 작은 굴곡을 스스로 만들고 파괴하기를 반복해온 장본인이다. 그가 시네마서비스의 경영에서 물러난 근 3년 간, 한국영화계는 역대 최다 관객 동원과 연간 최대 제작 편수라는 외형적 수치의 정점도 찍었지만, 관객의 불신과 자본의 고사 등 끝도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부침도 겪었다.

   
  ▲ 강우석 감독 ⓒ조이씨네  
 
승부사 강우석이 움직인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실미도>로 천만관객시대를 연 후, <공공의 적 2> <한반도>가 기대에 못 미쳤던 걸 감안하면, 강우석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하기에는 지금이 가장 적기였다. 그는 승부사답게 자신의 장기인 코미디로 돌아왔다. 그의 신작 <강철중: 공공의 적1-1>(이하 <강철중>)은 <공공의 적 2> 이후로는 3년, <공공의 적> 1편을 잇는 속편으로 본다면 6년, 그의 장기인 코미디영화로 본다면 물경 10년 만이었다. 한국영화가 가장 어렵다는 시기, 그는 후반작업을 서둘러 가장 먼저 총대를 멨다.

<강철중>은 개봉 첫 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전국 137만 6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로는 11주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물론 <공공의 적 2> <한반도> 또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가 으레 그렇듯) 첫 주에는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 않았냐고 반문하며 섣부른 판단에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강철중>에 대한 관객의 반응, 언론의 강우석, 혹은 한국영화 밀어주기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강철중>의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 영화 <강철중 : 공공의 적 1-1> 포스터 ⓒ조이씨네  
 
이는 <강철중>이 작품 외적으로 한국영화의 현 시점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강철중>의 흥행 성공은 단순히 ‘이 영화가 얼마 벌었다’의 문제가 아니다. 강우석 본인의 말마따나 “이건 벌어봐야 시네마서비스 빛 갚아주기 바쁜 부분”일 뿐이다. 강우석에게 있어 <강철중>의 흥행 성공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감독 강우석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검증, 다른 하나는 시네마서비스를 비롯한 전반적인 한국영화의 복원이다. 둘 중 더욱 무게가 실리는 건 당연히 한국영화의 복원이다.

많은 영화들을 제작하고 직접 찍기도 한 강우석은 참 운이 좋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영화에서 4편 나온 천만 영화 중 2편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한 편은 그가 직접 찍은 영화고, 또 한 편은 그가 투자, 배급한 영화였다. 허나 이런 소위 대박 영화들이 터지면서, 시장이 완벽하게 상업적으로 구축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능성만 보고 너무나 많은 돈들이 충무로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이런 무분별한 자본의 유입은 오히려 영화계를 힘들게 만든 주범이 됐다. 자연발생적으로 시장이 만들어낸 일종의 질서였지만, 충무로의 수장이라 불리던 강우석에게 원죄를 묻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는 한국영화계의 파워 1인자였지만, 동시에 그만큼 많은 질시를 받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우석은 영화 시장의 질서를 재건하는데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그래서 <강철중>은 그에게 중요한 작품이다. <강철중>의 흥행을 여러 가지 형태의 요란한 소리만 내고 주춤거리는 대기업들의 자본을 끌어들일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영화계에 발을 들인 통신 자본은 아직까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자금이 있다. 강우석은 그들이 “영화가 (흥행이) 안 되니까 (자금을) 못 쏘는 것”이라고 판단했고, <강철중>의 흥행을 통해 직접 그들을 움직이려한다. <강철중>의 흥행을 신호탄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님은 먼 곳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기전>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영화의 라인업이 탄력을 받게 만드는 것도 물론 강우석이 원하는 바다. 가장 먼저 총대를 멘 건 바로 이 때문이다.

   
  ▲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강우석은 올 하반기가 지나면 “작년, 재작년처럼 흥청망청은 아니라도 기획이 좋으면 투자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대신 이 과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하지만 정작 강우석 본인조차 그동안 옥석을 고르길 등한시했다. 물론 자본의 성격에 있어 차이점은 있다. 돈을 벌기 위함과 돈을 쓰기 위함. 영화로 번 돈은 “계속 영화 만들어 달라고 관객이 준 돈”임을 알기에 <왕의 남자>로 자본을 축적한 강우석은 당연히 후자를 목적으로 영화 제작에 돈을 썼지만, 전자든 후자든 제작된 영화들이 만들어낸 결과는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사실을 그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반성한다.

강우석은 요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의욕도 넘친다. “보태진 돌은 무겁지만, 대신 내가 많이 누렸잖아. 잘난 척도 해봤고, 잘났다고 남들이 받들어주기도 하고, 뭐 욕도 많이 먹었지만. 원래 그 업종의 리더에 있는 사람들은 고생하는 거야, 어쩔 수 없어. 놀면 안 돼.” 한국영화판을 다시 한 번 뒤집으러, 그가 돌아왔다. 흥행사 강우석이기에, 승부사 강우석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왕의 귀환이 야기할 결과들! <강철중> 보다 몇 배 더 흥미로운, 한국영화계의 관람 포인트다.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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