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10일과 이튿날인 11일 방미 성과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각각 방영했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각) 오전 미국 워싱턴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뉴스1

KBS가 정규 편성돼 있던 <세계는 지금>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다룬 특별 대담을 18일 긴급 편성해 논란이 되고 있다.

KBS 홈페이지에서 1TV 편성표를 보면 18일 밤 10시 30분에는 매주 방영되던 <세계는 지금>이 아닌, <특별기획 한미동맹 60년, 글로벌 파트너십의 미래>가 편성돼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 긴급 편성된 것이다.

▲ KBS의 18일자 1TV 편성표 (KBS 홈페이지 캡처)

한 KBS 관계자는 “15일 저녁 7시경 프로그램을 준비하라는 말을 들어 편성 사실을 알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 방미 관련 내용이 담긴 VCR이 있고, 패널들이 중간중간 영상을 보면서 대담을 하는 형식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해외 방문을 했을 때에는 관련 내용을 다루는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제작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난주에 이미 같은 내용을 두 차례나 다뤘는데 정규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대담을 긴급 편성했다. 내부에서도 뜬금없다는 반응이다”라고 밝혔다.

KBS는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10일 밤 10시 50분 <취재파일 K> 대신 <특별좌담 박근혜 대통령 방미 결산>을 방영했고, 이튿날인 11일 밤 11시 20분부터 방영하는 <심야토론>에서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과제는’이라는 주제를 다룬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주에 나가는 내용도 똑같을 텐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14일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청와대 미팅이 있었는데 그때 이야기가 된 건가, 하고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혜경 편성국장은 1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특별기획 한미동맹 60년, 글로벌 파트너십의 미래>가 긴급 편성된 이유에 대해 “그것은 임원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짤막하게 답한 후 바로 전화를 끊었다. 선재희 홍보팀장은 “프로그램 편성 관련 공문을 받긴 했으나 배경에 대한 설명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기획 한미동맹 60년, 글로벌 파트너십의 미래>의 제작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다큐멘터리국의 김규효 국장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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