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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굴 들어간 손석희, 결국 잡아먹힐 것"6월부터 'JTBC뉴스9' 진행…언론계 반응은 '싸늘'
곽상아 기자 | 승인 2013.05.10 14:02

   
▲ 손석희 교수 ⓒMBC
MBC 간판앵커였던 손석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13일부터 JTBC 보도 담당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JTBC 관계자에 따르면, 손 교수는 6월 중에 JTBC 메인뉴스인 <JTBC 뉴스9>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JTBC는 제작국 아래에 있던 시사교양국을 보도국 산하로 이전했으며, 손 교수는 보도 담당 사장으로서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제작 등을 총괄하게 된다.

손 교수는 1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에서 "오랜 고민 끝에 문화방송에서의 생활은 여기까지라는 판단을 했다"며 "마음 속에 지닌 정론의 저널리즘을 제 나름대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10일 오전 JTBC 보도자료를 통해 "JTBC가 공정하고 균형잡힌 정론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며, 결국 그 길이 저 개인 뿐만 아니라 JTBC의 성공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간 골이 점점 깊어진다는 것이다. 언론이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과연 본인 인생 바꿀 정도의 가치가 있나"

손 교수는 "정론의 저널리즘을 제 나름대로 펼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언론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MBC PD출신인 김평호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0일 손 교수의 발언에 대해 "김영삼씨가 3당 합당하면서 했던 말과 비슷하다.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간다는 거였는데, 결국 잡아먹힐 게 불보듯 뻔하다"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손 교수가) MBC에 대해 큰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무슨 사정이 있는건지 모르겠다. 손 교수는 (정론저널리즘을 실천하겠다는) 자신의 공식적 발언들이 허망하다는 것을 모를 사람이 아니다"라며 "JTBC 보도도 곁가지 정도만 나아지는 수준일 텐데, 과연 본인 인생을 바꿀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지식인이라면 사회적 책임 고려해야"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한예종 교수) 역시 "많은 이들이 저널리즘의 위기, 공영방송의 와해를 말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을 상대로 싸워나가는 고민을 함께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손석희 교수에 대해 현업 언론인, 시민사회, 일반 시청자들이 가졌던 기대와 의미는 매우 컸다"며 "물론 본인은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하겠지만, 지식인이라면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선택이라는 짐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종편의 공정언론 구현 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벌써 기대를 접었다. 종편은 현재까지도 그 가능성을 보여준 적이 없고, 한 개인이 들어간다고 해서 가능할 거라고 하는 것은 본인의 과도한 의욕이거나 자신의 처신에 대한 변명으로 비춰질 것"이라며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 평가는, 손석희 교수가 공언한 것처럼 JTBC가 달라질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최대한 인내하면서 이 부분을 지켜볼 수는 있겠지만, 손석희 교수의 허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신뢰를 갖거나 책임있는 처신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켜내야 할 공영방송과 대의제 저널리즘의 한 축이 빠져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유감이 현재로서는 더 크다. 과연 얼마나 진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인지, 현재적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전 대표는 "MBC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처신은 2가지로 나뉘고 있다. 하나는 MBC를 복구시키기 위해서 (뉴스타파 활동을 통해) 밖에서라도 끈을 놓지 않고 함께 대항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무너지는 MBC에서 벗어나 종편과 재벌채널로 투항하는 것"이라며 "종편, 재벌채널은 MBC보다 상황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이들의 처신이 한국 저널리즘의 상황을 더욱더 왜곡시킬 것 같다"고 전했다.

"종편의 사회적 의미, 손석희 상징성 고려하면 잘못된 선택"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도 "개인의 선택이긴 하지만 종편의 사회적 의미와 손 교수의 상징적 의미를 고려하면 잘못된 선택으로 보인다"며 "손석희 교수가 JTBC를 변화시킨다기 보다는 손 교수의 이미지가 깎이는 결과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손석희 교수를 아꼈던 사람들로서는 정말 손 교수의 발언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만약 종편이 아닌 통상적인 언론사라면 손 교수 영입으로 인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JTBC가 손석희 교수를 통해 일정한 제스처들을 취하긴 하겠지만, 근본적인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JTBC는 중앙일보, 삼성과 무관하지 않는데 과연 손 교수가 사장으로서 조직 밖에서 주어지는 압박에 대해 버텨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MBC가 망가졌기 때문에 손석희 교수가 떠났다는 시각은 손 교수의 선택을 일정부분 합리화해줄 수 있다"며 "그런 시각으로 이번 선택이 합리화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잉크에 물 한방울 들어가도 색깔 안바뀐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 역시 "씁쓸하다.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며 "한두 사람이 들어간다고 해서, 구조가 바뀌지는 않는다. 만약 진짜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면, 본인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JTBC가 손 교수 영입을 통해서 콘텐츠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 같은데, 마케팅을 위한 수단일 뿐 종편의 본색은 바뀌지 않는다. 검은색 잉크에 하얀 물방울을 넣는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색깔이 바뀌지는 않는다"며 "손석희 교수의 JTBC행에 대해 딱히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좋은 조건에 직장을 옮긴 것이고, 이 조건이 손석희 교수에겐 MBC를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컸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BC 노동자들, 해고된 언론인들, MBC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번 일로 힘이 많이 빠져있을 것"이라며 "손석희 교수라는 상징성에 기대기 보다는 MBC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서 MBC를 지켜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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