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제33주년 5.18 기념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새 주제곡 선정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가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식 식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서를 배제하는 것도 모자라 행진곡 자체를 퇴출하려 하고 있다"며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을 촉구했다 ⓒ 연합뉴스

8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거 민주화 투쟁시절 저 자신도 하루에 몇 번씩 불렀던 민주화 투쟁의 주제가였다"면서 "그 노래 가사 어디에도 반국가적, 친북적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은 "5.18 기념식에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5.18 기념행사용 주제가를 제정하기 위한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는 데 예산 낭비하지 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주제가로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애국가를 대신하고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겠다는 것이 아닌데 굳이 별도의 노래를 만들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도 같은 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국가 보훈처의 행보를 비판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정하는 것은 5.18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편협한 역사인식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배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퇴출하려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성 없는 계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한 정부를 되풀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강기정 의원은 '5분 자유발언'에서 반주도 없이 노래를 부르고 난 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주의가 있는 곳 어디서나 부르던 민주주의 그 자체"라며 "5.18 정신을 계속 능멸한다면 박근혜 정부를 용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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