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이 제작하고 백승우 감독이 연출한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다큐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후 국방부가 이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다큐멘터리라고 하는 것은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국방부의 의견 등이나 반론도 받아주고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검토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민석 대변인은 “귀납적으로 보면 (천안함은) 좌초했거나, 충돌했거나, 내부폭발이거나, 기뢰에 의한 것, 어뢰에 의한 것”이라며 소나가 부서지는 등의 좌초 흔적이 없고, 미국 잠수함과의 충돌로 보기엔 충격을 받은 정도가 적고, 내부 폭발 흔적도 없으니 남는 것은 어뢰에 의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대변인은 “우리 민군합동조사단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러시아 전문가들이 와서 다 합동조사를 한 것인데 조그마한 지푸라기 같은 걸 가지고 문제를 계속 제기한다”며 “어떤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총으로 사살하더라도 그걸 100% 증명은 못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지난 3월 인천 옹진군 백령도 인근 천안함 폭침 사고 해역에서 열린 '천안함 46용사 해상 위령제'에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연출을 담당한 백승우 감독 측은 이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백승우 감독은 “이 영화는 범인을 찾는 영화가 아니라 천안함 사건이라는 것을 통해서 본 우리 사회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며 “영화가 나오면 그렇지 않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직까지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반론에 대해 백승우 감독은 “국방부는 과학을 말하지만 과학하고 수학을 헷갈려 하시는 것”이라며 과학의 논의 속에는 언제나 반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백승우 감독은 “하루가 됐든 1년 후가 됐든 100년 후가 됐든 끊임없이 의혹 제기하고 열어보는 것이 역사학의 근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백승우 감독은 국방부가 상영자제 요구를 한 것에 대해서 “회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긴 하지만, 이쪽도 법적검토를 시작할 것”이라며 “어떤 영화는 존재해야 되고, 어떤 영화는 존재하면 안 된다는 그런 생각 자체가 너무나도 위험한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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