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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조중동, 공영방송 사수 1등공신"'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음모' 토론회…"촛불이 지켜줄 것"
안영춘 기자 | 승인 2008.06.21 22:49

"이명박 정권이 조·중·동과 스크럼을 짜고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공영방송을 지켜주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디어오늘> 주최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음모를 말한다' 토론회의 참석자 발언을 발랄하게 재구성하면 대강 그렇다. 참석자들은 정권의 의도를 정확히 꿰뚫고, 국면의 전개를 치밀하게 분석하며, 사태의 앞날을 합리적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 21일 오후 <미디어오늘> 주최 '이명박 정부 언론장악 음모를 말한다'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은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안영춘  
 
토론 주제는 크게 △조·중·동 광고주 압박 운동의 성격 △공영방송 장악 의도에 대한 대응 전략 등 두 가지로 구성됐으며, 별도의 발제 없이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자들의 발언 내용을 두 주제별로 요약·정리한다.  

주제(1) 조·중·동 광고주 압박 운동의 성격

"광고불매운동, 언론운동사 새로 쓸 것"

   
  ▲ 김유진 / 민언련 사무처장  
 
△김유진(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과거 언론운동 진영의 안티 조·중·동 운동은 신문 불매운동이었다. 그러나 신문은 광고로 먹고살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시민들은 스스로 신문산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광고주 압박 운동은 어떤 법률적 논리로도 처벌할 수 없다는 걸 정권도 잘 안다. 다만 겁박하기 위해 처벌 운운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광고주 압박 운동은 한국 언론운동사를 새로 쓰는 엄청난 성과를 낳을 것이다.

“조중동에 기억력 나쁜 책임을 묻다”

   
  ▲ 조준상 /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조준상(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다음 카페 ‘조중동 폐간 국민 캠페인’에 오른 공지사항을 보면, 이 캠페인의 목적이 제품값에 포함된 광고비를 지불하는 선량한 소비자로서 벌이는 건전한 권리찾기 운동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 운동은 어떤 언론이든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 왜곡된 의제 설정과, 같은 사안에 대한 이중적 보도 태도 등은 강력한 소비자운동에 직면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을 보도하기에 앞서 1년 전, 또는 2년 전에 그것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제대로 기억하라는 지적이다.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은 언론에 좋은 기억력을 요구하는 충고이자 경고다.

“현정권, 70~80년식 비이성적 폭압적 야수적 행태 암시”

   
  ▲ 이재국 / 경향신문 차장  
 
△이재국(경향신문 정치부 차장)=촛불 민심을 괴담이나 ‘독’으로 바라보는 대통령의 인식과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수사하겠다는 법무장관의 발언, 좌파 세력이 추진한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 불매운동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동아일보 광고국장의 이메일은 대통령과 사정기관, 조·중·동이 한통속임을 증명한다. 이 정권이 반발을 무릅쓰고 사정기관 축을 모두 영남 인사로 채운 데서 60~70년대 방식으로 반대세력을 때려잡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수없이 많은 비이성적 폭압적 야수적 행태를 암시하는 신호탄이다.

"정권과 조중동에 '종이돌'을 던져라"

   
  ▲ 원용진 / 서강대 신방과 교수  
 
△원용진(서강대 신방과 교수)=과거의 언론운동은 조직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잘 반응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이번 정국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성숙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구에서는 투표 행위를 ‘(정치권력에) 종이돌을 던지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시민에게는 또 하나의 종이돌이 있다. 시장에서 작용하는 돈인데, 광고주 불매운동은 이 종이돌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종이돌을 던져 지켜야 할 언론과 바뀌어야 할 언론을 구분하는, 민주주의 도약을 위한 성숙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주제(2) 공영방송 장악 의도에 대한 대책

"촛불이 KBS 구성원을 바꾸고 공영방송 지켜낼 것"

   
  ▲양승동 / 한국PD연합회장  
 
△양승동(한국PD연합회장)=며칠 전 한나라당은 주요 공공 부문의 민영화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독 공영방송 장악 음모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건재하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유임된 것은 정권의 언론 장악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KBS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상당하다. 시민들의 촛불이 KBS 내부를 변화시켜 바람직한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KBS1 채널에 EBS와 국영채널을 합쳐, KBS1을 관영채널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기도를 알아챘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아무리 다수당이라 해도 결코 뜻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방송서 손떼야 촛불 끌 수 있다”

△원용진(서강대 신방과 교수)=정권이 자기 쪽 캠프에 몸담은 옛 언론인들을 방송사에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언론학 책에도 더는 등장하지 않는 언론장악 방식이다. 정치권에 들어간 언론인은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올 수 없다. 대통령이 사죄도 하고 조직도 바꾸는 척하지만,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이 진심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쇠고기 문제가 곧 방송의 문제고, 방송의 문제가 곧 쇠고기 문제다. 진심으로 쇠고기 협상 잘못을 인정한다면 방송에 어떤 간여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촛불을 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민영화하면 국민에게 뭐가 좋아지는데?”

   
  ▲ 오동운 / MBC PD수첩 PD  
 
△오동운(MBC < PD수첩> PD)=대통령이 쇠고기 안전성을 지키지 못한 것을 사과한 다음날, 농림수산식품부가 피디수첩을 고발했다. 이런 이중적 태도는 이명박 정부가 아직도 국민을 폄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쇠고기 협상에서 가장 부실했던 농림부가 피디수첩을 공격하는 건 적반하장이다. 민영화를 하려면 민영화를 통해 무엇이 좋아질지가 분명해야 하는데, 공영방송 민영화는 오히려 나빠지는 것밖에 없다. MBC가 정치권력이나 자본의 지배받는다면 더는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할 수 없다. 단호한 각오로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갈 것이다.

“국민이 한 큐에 정리…조중동 방송 반대”

△김유진(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공영방송 둘러싼 지금 국면은 이명박 정권과 국민이 직접 맞붙은 것이다. 그 사이에 정당도 국회도 언론 현업인도 없다. 시민들이 직접 공영방송을 지키고 있는 것은 기적이다. 그러나 그 기적을 가능하게 한 일등공신은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이다. 정권이 노골적으로 KBS 장악 행동에 나서고 조·중·동은 엉터리 광우병 보도로 본색을 드러냈다. 이걸 본 국민이 한 큐에 정리했다. ‘조·중·동 방송 반대’. 성숙한 시민을 통제 대상으로 보는 발상을 바꾸지 않는 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취재후기

이날 토론회는 진보신당 '칼라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세 번째 토론자가 발언을 하던 중 사회자인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 쪽지가 전달됐다. "네티즌으로부터 전화가 왔답니다. 토론자의 말이 울려서 알아듣기 어려우니 마이크를 가까이 대지 말아달랍니다." 최 위원장은 "세상이 이렇게 달라졌다"며 놀라워하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도 판에 박은 모습이 되풀이됐다. 토론회 자리를 지키며 진지하게 경청하고 기록하고 발언도 하던 시민들과 달리, 토론회장 밖에서 불쑥 들어와 마이크를 나꿔채려는 어르신, 삿대질을 하는 어르신, 욕지거리를 퍼붓는 어르신들이 간간히 등장했다. 어르신들은 흥분해 펄쩍펄쩍 뛰었지만, 토론회의 진지한 열기는 한치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침내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의 멱살을 잡고 몸싸움에 나섰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들"이라며.

안영춘 기자  jona01@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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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도중 한 시민이 발언권을 얻어 “공영방송 구성원들은 시청률 경쟁과 상업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안영춘

중간중간 토론회를 방해하던 사람들이 토론회가 끝나자 토론회를 지켜본 젊은이의 멱살을 잡아끌고 있다. ⓒ안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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