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촉발돼 전국을 뒤덮고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를 향해 '종북 좌파', 심지어 '쓰레기'라고 비난하는 발언이 나왔다.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이념 논쟁으로 격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촛불반대애국시민대연합'이라는 단체는 21일 청계 광장에서 '불법 가두행진 중단하라', '불법 촛불은 꺼져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진행했다.

▲ '촛불반대애국시민대연합'이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한 집회 무대에 올라 '촛불집회' 참여자들을 향해 '김정일 치하에서 살아야 한다' '쓰레기' 등의 발언을 하고 있는 서경석 목사 ⓒ안현우
이 단체의 집회 과정에서 서경석 목사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와 추가 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소가 수입 금지되는 등 모든 조치가 잘 치러졌는데 촛불집회 참여자는 그런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합리적 이성적 토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서 목사는 "비폭력을 외쳤던 사람은 현재 촛불집회에서 다 빠져나갔다"며 "현재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든, 대한민국을 흔들고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 '촛불반대애국시민대연합'이 21일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서경석 목사 ⓒ안현우
서 목사는 촛불집회측을 '종북 좌파'로 규정하면서 "이들은 김일성, 김정일 치하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광우병 대책위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맥아더 동상 철거와 한미 FTA 반대 시위를 하면서 공공건물을 파괴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서 목사는 200여명의 '촛불반대애국시민대연합' 군중 속에서 "빨갱이는 물러가라"는 구호가 나오자, "빨갱이라는 얘기는 하지 말자, 전부 빨갱이는 아닐 것"이라며 "광우병 대책위의 지도부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서 목사는 이어 "광우병 우려 때문에 온 사람이 있을 것"이라면도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저것들은 쓰레기"라는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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