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김용주, 이하 OBS지부)의 전면파업을 촉발시켰던 OBS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지난 12일 최종 결렬됐다.

OBS지부는 임금인상 3%, 시간외 수당 지급, 국장임면동의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2월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나 법적투쟁을 통해서도 충분히 문제가 풀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달 21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이후 OBS노사는 시간외 수당 일괄지급 등에서 합의를 이루며 타결직전까지 갔으나 '파업 복귀자의 업무배치'를 놓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12일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 민언련, 언론연대, 언론노조는 18일 오후 3시, 경기도 부천시 OBS사옥 앞에서 '윤승진 사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OBS 회사 측은 파업 중단 한달이 되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50여 명의 OBS지부 조합원을 현업에 투입시키지 않고 있어 '부당노동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OBS지부에 따르면, 교섭 과정에서 OBS 회사측은 노조에게 체불수당에 대한 진정 및 소송의 취하를 요구했으며 '향후에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개별 조합원 모두에게 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민언련, 언론연대, 언론노조는 18일 오후 3시, 경기도 부천시 OBS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승진 사장의 그릇된 노조관과 경영관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그 피해가 OBS지부 조합원들과 경인지역 1,500만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하무인식 태도를 고집하는 한, 윤 사장 퇴진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OBS 회사측이 OBS지부에게 진정 및 소송 취하, 동의서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노조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굴욕적 투항'을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사측의 공작도 상식과 도를 넘어섰다. 입버릇처럼 '경영이 극도로 어렵다'고 얘기하면서도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사원들에게 특별보너스를 지급했다"며 "파업에서 복귀한 아나운서 대신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던 프리랜서들에게 인건비를 더 쓰면서까지 여전히 프로그램을 맡기고 있다.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노사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노조무시하기'로 일관하면서 대화의 여지를 스스로 닫아버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OBS 회사 측은 이날 기자회견 직전에 언론노조 간부들의 OBS지부 사무실 방문을 막아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OBS 회사측도 이례적으로 '노조파업에 대한 OBS 경인TV의 입장'을 내어 반박에 나섰다.

OBS는 18일 "노조가 시민․노동단체와 연대하는 등의 투쟁방식으로 요구안을 쟁취하려는 것은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뼈아픈 상처를 안겨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회사의 존립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라며 "노조가 더 이상 파국으로 몰고가지 말고, 노사가 합심 협력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OBS가 공익방송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할수 있도록 업무 정상화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노조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영상황을 하루빨리 개선하고, 기존 주주 및 새로운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뒤 각종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처우 개선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OBS는 "2012년말까지 1,300억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 총 자본금 1400억 원 중 93.7%를 소진한 상태다. 경영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고, 결국 당사는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아 현재 경영정상화계획을 이행중"이라며 "하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증자 참여 희망 주주들이 대거 증자를 포기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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