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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걱정하는 조선·동아, 국민 걱정도 하길조선·동아 "광고불매운동은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
송선영 기자 | 승인 2008.06.20 11:40

"이들의 광고주 협박은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에, 작전 세력까지 합세한 듯한 양상을 띠고 있다. 홈페이지 공격이나 전화 공세로 영업을 방해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증권 정보 사이트에 광고주 기업의 이름을 올려 주가(株價)를 떨어뜨리려는 범죄행위조차 서슴지 않는다"

오늘자(20일) 동아일보 27면 사설 <기업 위협 '광고 테러' 업계와 소비자가 퇴치해야>의 일부분이다. 동아는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을 벌이는 네티즌들을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에 비유했다. 동아는 나아가 이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세계 13위의 경제를 일군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동아,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않아있는 소수의 무리에게 한국 경제 운명 맡길 수 없어"

   
  ▲ 동아일보 6월 20일자 27면.  
 
동아는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으로 기업들의 피해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 시장경제를 우롱하고 기업 협박 댓글을 다는 소수의 무리에게 한국 경제의 운명을 내맡길 수는 없다"고 공언했다.

오늘자(20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 동아 중앙 廣告主(광고주)에 대한 무차별 '사이버 테러'> 역시 동아와 다르지 않다.

조선, "네티즌들의 수법 '테러'라고 밖에 표현할 말 없어"

조선은 현재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일부 네티즌들이 쇠고기 사태와 관련한 주요 신문들의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포털 등에 매일 광고주 기업들의 연락처와 공격 지침을 올려놓으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이들의 수법을 보면 '테러'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조선은 더 나아가 기업 활동에서 광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광고는 기업의 핵심적 영업 마케팅 활동이다. 분양광고나 여행광고 등은 제때 못 내면 청약자나 여행객을 모집할 수가 없다. …이렇게 상거래 자체를 막는 영업 방해는 불매운동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범죄행위다."

   
  ▲ 조선일보 6월 20일자 27면.  
 
동아와 조선 사설의 핵심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조중동 광고 불매 운동을 하는 네티즌들은 '마피아 같은 조직'이며 이들이 하는 행위는 '테러'이다. 또 네티즌들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조중동에 광고를 내는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고 이는 '불매운동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범죄행위'라는 것이다.

동아와 조선이 언제부터 이렇게 친히(?)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동아와 조선이 간과한 부분이 하나있다. 정작 국민들의 목소리와 이익은 대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광고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면을 할애할 정도로 열성적인 동아와 조선은  40여일 넘게 거리에서 외치는 국민들의 진심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아와 조선 표현대로 왜 네티즌들은 '마피아 같은 조직범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 눈앞에 빤히 보이는 사실조차 왜곡하는 언론 앞에, 같은 사안을 두고도 지난 정부와 전혀 딴 소리를 하는 언론 앞에, 네티즌 스스로 '테러' 행위를 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진실'을 보도하라는 것이다.

동아와 조선은 '열렬한 기업 사랑'을 운운하는 사설에서 '컴퓨터 앞에 죽치고 앉아 시장경제를 우롱하고 기업 협박 댓글을 다는 소수의 무리'라고 네티즌들을 폄하했다. 하지만 이들의 광고 불매운동에 의해 두 신문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꼴이 돼버렸다.

경향, "수구신문의 마지막 기댈 곳, 색깔론밖에 없어"

오늘자(20일) 경향신문은 35면 사설 <시민 불매운동이 반민주 반시장이라니>을 통해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반민주 반시장'이라고 비난하고 나선 조중동 보도를 이렇게 지적했다.

   
  ▲ 경향신문 6월 20일자 35면.  
 
"이로써 확인되는 것은 이 시대에도 이들 수구신문이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색깔론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광우병 정국에서 시민들의 건강권, 생명권보다는 이명박 정권 변호에만 힘을 쏟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는 자성 같은 것은 찾을 길이 없다."

한겨레는 이에 더 나아가 35면 사설 <'국민 협박'대신 '자기 성찰'할 때다>에서 "딱하기 짝이 없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한겨레는 "광고가 줄어 다급한 처지라고 해도 이렇게 국민을 범죄시하고 '협박'할 일은 결코 아니다"면서 "눈앞의 밥그릇이 줄었다고 주먹질을 해댄다면 조직폭력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촛불집회의 규모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논조를 보이다 이제 다시 때를 만난 듯 반격에 나선 모양새도 비겁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이어 "언론이 자신을 향한 비판에 반성은 커녕 그 입을 틀어막는 데 급급하다면, 국민과의 소통 통로를 영영 잃게된다"며 "일방적 계도 대신 쌍방향 소통에서 언론의 할 일을 찾아야 할 지금 시대에선 엉뚱한 과거 회귀"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6월 20일자 35면.  
 
최근 한겨레 편집국에는 시민들이 보낸 과일, 빵, 과자 등을 비롯한 선물에서부터 한 마리 분량의 돼지 고기까지 배달됐다. "한겨레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문구도 함께 말이다. 반면,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날이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옥은 '조중동 폐간'이라고 적힌 스티커로 난장판이 되기 일쑤다.

이쯤 되면 조중동에게 요구되는 것은 간단하다. 그간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들의 비판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 바로 그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쯤에서 조중동은 선택해야 한다. '기업'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금과 같은 '소수만을 위한 신문'으로 무럭무럭 성장할 것인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는 '진짜 언론'으로 변모할 것인지.

선택은 그들의 몫이고, 선택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는 것 또한 조중동의 몫일 것이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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