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블 데드> 리메이크가 북미에서 개봉했습니다. 샘 레이미의 출세작인 <이블 데드>가 워낙 유명한 터라 이번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도 큰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예고편만 본 바로는 B급 영화의 향취가 강했던 오리지널과 달리 본격 익스트림 호러를 지향하는 것 같더군요. <이블 데드> 리메이크의 제작자이기도 한 샘 레이미도 한 인터뷰에서 당시엔 시도할 수 없었던 것이 가능하게 됐다는 식으로 말하며 의욕을 불태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고로 오리지널의 주연인 브루스 캠벨도 제작자로 참여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개봉일이 잡히지 않은 모양인 <이블 데드> 리메이크는, 어린 나이에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한 경력을 자랑하는 디아블로 코디가 각색에 참여한 것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감독은 이미 소개한 적이 있죠? 영상 하나로 샘 레이미를 사로잡은 우루과이의 페데 알바레스입니다.

보시다시피 <이블 데드> 리메이크는 개봉 첫 주말에 미국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지.아이. 조 2>와는 약 5백만 불 차이네요. 제작비는 1,700만 불이니 이미 넘어섰습니다. 홍보/마케팅과 배급 비용을 포함해도 조만간 북미에서는 수익을 내겠습니다. 공포영화를 리메이크한 것으로는 역대 10위인 성적이고, 올해 개봉한 공포영화로는 <마마>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해외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면 흥행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군요. <이블 데드>를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아무래도 컬트 성향이 강한 영화고, 수위가 상당해서 큰 흥행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블 데드> 리메이크에 대한 평점은 고전의 리메이크라는 걸 감안해서 나쁘진 않은데, 'IMDB'와 '시네마스코어'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전자가 '7.5'라면 제법 좋은 점수지만 후자가 'C+'로 전혀 다른 양상이네요. 지난주에 개봉한 <지.아이.조 2>와 <호스트>가 각각 'A-'와 'B-'였습니다. 공포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 관객이 많았던 걸까요?

몇 가지 영화의 순위를 더 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방금 말했다시피 이병헌의 <지.아이.조 2>는 2위에 올라 지금까지 약 8,660만 불을 벌었습니다. 의외로 선전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의외'일 뿐이지 미국 박스 오피스에서 성공적인 흥행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제작비가 1억 3천만 불이라서 아마 본전을 뽑는 건 어렵겠습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는 약 2억 3천만 불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6월에 개봉하는 일본에서 '뵨사마'의 힘이 발휘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3D로 재개봉한 <주라기 공원 3D>는 4위로 데뷔했습니다. 3D 변환에 1천만 불을 투자해서 단 며칠 만에 1,800만 불을 벌었네요. 이런 맛에 과거의 영화를 3D로 재개봉하려는 거겠죠?

지난주에 실망스런 성적으로 데뷔했던 <호스트>는 8위입니다. 수입은 약 524만 불에 불과하며 개봉 2주차를 지난 현재까지의 누적은 2천만 불이 조금 못 됩니다. 제작비가 4천만 불인데 아직 절반도 벌지 못한 건 대략 낭패!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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