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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탠드 향한 언론의 아우성이 원하는 것은 ‘기레기’ 체제?‘실리’와 ‘명분’ 사이에서 길을 잃은 언론들
김완 기자 | 승인 2013.04.04 01:28

뉴스스탠드를 향한 언론의 아우성이 거세지고 있다. ‘90% 가까이 페이지뷰가 폭락한 언론이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일간지의 온라인판 편집자들은 거의 ‘패닉’에 빠졌다고 하고, 진보적 색채를 보이던 언론들조차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어떤 적응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뉴스캐스트에 속해있던 언론들이 뉴스스탠드에 가지는 불만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대고 있다. 우선은 ‘뉴스 소비의 총량이 감소한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뉴스의 선정적 편집 경쟁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캡쳐

뉴스스탠드는 정말 '예쁜 쓰레기통'인가?

현상적으로 모두 맞는 얘기다. 하지만 절대화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어떤 언론의 경우 뉴스스탠드를 아예 ‘예쁜 쓰레기통’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이런 방식의 극단적 비유가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도 납득하기 어렵다.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네이버 화면이 예뻐졌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서비스가 쓰레기통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뉴스스탠드에 속한 기사들이 쓰레기라는 것인지 말이다.

언론들의 지적대로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뉴스 소비의 총량이 감소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짚어볼 것은 어떤 뉴스의 소비 총량이 감소하는가 하는 점이다. 예컨대, 얼마 전에 있었던 박시후 관련 보도를 보자. 그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매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의 전개를 불가피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고소와 맞고소, 심경의 변화와 이에 대한 제3자의 반박 그리고 사인들 간에 주고받은 문자까지, 거의 모든 상황이 생중계됐다. 이러한 정보의 제공이 합리적인 언론 체제에 부합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정당한 언론 행위였을까?

아니었다. 뉴스캐스트에 속한 언론사들은 그저 페이지뷰를 노리고 거의 같은, 언론계 은어로 ‘우라까이’라고 하는 베끼기 기사를 양산하며 네이버 체제에 복무해왔던 것이었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언론사들의 경우 검색어를 노리는, 이런 화제성 기사를 양산하는 별도의 팀을 운영하며 포털에서 ‘제목 낚시’를 통한 조회수 부흥을 주요한 영업 전략으로 삼아온 것이 현실이었다. 물론, 어떤 좋은 기사들에 대한 소비도 감소할 수 있지만 뉴스 소비의 플랫폼이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이는 과도기적인 흔들림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이전의 체제에서 ‘기레기’라고 불리던 기사가 양산되던 상황에 대한 비판은 언론사를 직격하기보다는 포털이라고 하는 상정된 ‘거대 악’을 거쳐 언론 일부에만 흡수되었다. 대중이 그걸 원하니 불가피하다는 자기 합리화가 그럴싸하게 유포됐다. 자신들이 물을 흐리는 것은 미꾸라지면서, 세상으로 하여금 저수지가 더럽다는 비판만 하도록 유도했다.

뉴스 소비량 감소의 진실, '기레기' 장사와 '기사'보내기 사이

뉴스스탠드를 통해 깨진 것은 이 체제이다. 언론에 조회수를 넘겨줘 이 체제를 방조했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던 네이버는 뉴스스탠드 도입을 통해 아예 저수지 관리에서 손을 뗐다. 언론은 민낯을 그대로 노출시켜 대중과 마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금, 언론들의 아우성은 1/n로 나뉘던 혹은 덩어리로 먹어 전혀 아프지 않던 욕을 이제 개별적으로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리자 느끼게 된 휑함일 뿐이다. 그리고 이걸 고상하게 ‘뉴스 소비의 총량이 감소한다’고 에두르고 있을 뿐이다.

예컨대, 비교적 제목 낚시나 선정적 기사의 전면화를 통한 조회수 장사를 덜하던 매체들의 경우 뉴스스탠드 체제 이후에 페이지 뷰가 급락하진 않았다고 한다. 한겨레, 프레시안 등이다. 하지만 서울신문, 매일경제,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등과 같이 제목과 조회수 장사를 하던 매체들은 뉴스스탠드 체제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일부 진보매체들 가운데서도 ‘제목 장사’로 빛을 발휘하던 매체들이 폭락했다.

‘선정적 편집 경쟁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게 뉴스스탠드의 문제인지 언론의 문제인지에서 대상의 혼동이 발생하면 곤란하다. 뉴스스탠드는 뉴스캐스트 체제에 비해 그나마 이러한 경쟁을 지양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이용자들 역시 네이버 대문에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걸려있지 않으니, 덜 읽게 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 문화일보와 서울신문의 뉴스스탠드 메인 화면 캡쳐. 선정적 사진과 자극적인 제목들이 눈에 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무대가 문제? 무대에서 홀딱 벗는 경쟁하는 언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회수 불안에 영혼이 잠식당한 언론들이 뉴스캐스트 화면 메인에 낯 뜨거운 기사와 사진들을 걸어놓고 호객 행위를 하고 있을 뿐이다. 네이버는 언론을 향해 ‘최대한의 자정 노력’을 당부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언론들 자신이다. 결국, 선정적 편집 경쟁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은 언론이 스스로 우리가 후지다는 자기 고백을 하는 것일 뿐, 시스템과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문제제기이다. 다른 언론도 하는데 우리는 어떡하느냐는 항변 역시 네이버가 제공한 무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무대에 올라 홀딱 벗는 그런 수준의 경쟁밖에 못하는 언론 수준의 문제이다.

뉴스스탠드 체제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 조선일보는 [속보]의 타이틀을 달아 ‘B-2 전략 폭격기, 평양 주석궁 타격’이란 제목의 기사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 걸었다. 평범한 스트레이트 기사였는데, 제목에 ‘가능’이란 말을 빼며 엄청난 기사로 둔갑시켜버린 대표적 사례였다. 이는 비단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진보언론들조차도 늘 제목장사를 고민하게 만들던 일종의 구조적 담합이었고, 편집자들이 제목에 골머리를 앓게 하는 ‘영업’방식이었다. 그게 바로 기사를 ‘기레기’로 부르던 ‘쓰레기통’ 체제였다.

물론, 뉴스스탠드 체제에서 좋은 언론보다는 힘 있는 언론이 주로 설정되는 과정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것이다. 매체의 영향력을 기준으로 한 설정이 주를 이룰 경우 언론의 다양성이 훼손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것을 우려하는 것과 네이버의 영향력 우산 속에서 보다 쉽고 편하게 기사를 팔 수 있었는데, 그게 어렵게 됐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차라리, 네이버 '우산'이 좋다고 하던가

언론이 네이버로 대변되는 인터넷 환경의 포털 집중화를 고민하고 그 대안을 논해 온 지도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바야흐로 지금의 환경은 그걸 언론에게 다시 환기하고 있다. 벼락처럼 찾아오긴 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서 다시 네이버의 우산을 나눠쓰자고 말하는 것은 남우세스런 일이다. 뉴스스탠드를 두고, 일각에서는 포털이 뉴스 기능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있지만, 개별 사업자에 불과한 포털이 뉴스 기능을 포기하는 것은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지 절대적인 문제라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더욱이 보다 나은 언론 환경을 지향으로 하는 입장에서 거론할 문제는 아니다.

뉴스스탠드 체제의 현실적 문제점들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비판, 뭔가 석연치 않은 요구들을 언론이 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럴 바엔 차라리 솔직히 페이지뷰가 너무 많이 사라져서 ‘실리’적 차원에서 우리가 잃는 것이 너무 크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 그게 아니라면 제발 허구적 ‘명분’을 그만 좀 창조하기 바란다. 이 땅의 수많은 뉴스 ‘붕어’들은 뉴스스탠드 체제 이후 ‘낚시 기사’에 덜 걸리게 된 환경에 안도감을 표하며 좋은 기사를 찾아 헤매고 있으니 말이다. 그걸 믿으니 오늘도 불철주야 ‘언론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김완 기자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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