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오보논란이 뜨겁다. 아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뜨겁게 만들었다는 말이 더 맞을 듯 싶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국립프리온질병병리학감시센터가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이 인간 광우병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이 몇 보수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PD수첩>의 보도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이 논란이 된 것이다. 그러나 17일 MBC <PD수첩>의 진행자인 송일준 시사교양국 부국장은 이날 방송에서 "CDC의 발표는 앞서 미국 농부무가 발표한 내용과 같고 이는 <PD수첩>에서도 방송한 바 있다"며 "이와 관련해 일부 신문이 전혀 새로운 내용인 양 보도하고 있다"며 보수언론매체를 질타하고 나섰다.

실제로 <PD수첩>의 오보논란을 제기한 것은 <조선일보>의 17일자 "미(美)질병센터 "광우병 아니다""라는 기사를 통해서다. 이어 <조선일보>는 "'PD수첩' 광우병위험 보도 어떻게 했나"(부타이틀)라는 기사로, "PD수첩의 '광우병 사망자' 조작 사실 밝혀졌다"라는 제목의 사설로 <PD수첩>죽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마치 물 만난 고기들처럼 <문화일보>는 "광우병 공포 과장·왜곡해온 영상·사이버 포퓰리즘"이라는 사설을 통해 <PD수첩>죽이기에 동참하고 있으며 수많은 보수 언론매체들은 이에 질세라 앞 다투어 <PD수첩>의 오보논란을 가중시켰다.

신난 것은 보수언론만이 아니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MBC 시사프로그램은 도덕적 결함"이라며 "6월20일 여의도 MBC본사앞에서 규탄대회를 통해 MBC민영화 운동을 전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7일 "MBC는 인간광우병 과장 보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라는 논평을 통해 '어린 10대 중고등학생들을 연필대신 촛불을 들게 한 것', '야당이 국회를 버리고 장외투쟁을 벌이게 한 것' 등의 책임을 모두 <PD수첩>에게 돌렸다. 이러한 흐름에 편승한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보도자료를 통해 "PD수첩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근거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한 바 있다"며 "정부와 쇠고기 협상단 개인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 보수단체들은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 <PD수첩>에서는 방영 당시 인간광우병의 아닐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농무부의 중간발표를 통해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오보'가 될 수 있는가. 이것은 명백한 정치적 의도를 통한 악의적 보도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국민들의 절독선언과 조중동에 광고를 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심기가 불편했다는 것은 짐작이 간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춘천마라톤대회의 대기업 광고가 다량으로 빠졌고, <조선일보>에 광고를 게재한 여행사들의 예약취소가 30% 증가했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에 <조선일보>에서는 “불매운동 선동은 명백한 폭력행위”라며 <82쿡닷컴>의 게시물 삭제 요청과 더불어 광고주 압박에 대한 법적 대응을 선포하고 나섰다.

눈을 뜨고 똑바로 보라. 17일 홈에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호주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 적발돼 논란을 빚고 있다. 또한 일부 수입·유통업체는 미국산 살코기에 오스트레일리아산 뼈를 갖다붙인 이른바 ‘본드갈비’를 대량으로 온라인을 통해 유통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미 도축장 위생 문제없다”던 정부발표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KBS는 현지 점검단 내부 보고서 입수를 통해 교차오염의 가능성과 월령감별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정부에서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명박 정권은 민간규제를 통해 광우병 감염 쇠고기가 들어올 수 없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이미 허구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민간규제는 이미 정부에서 합의하고 온 내용에 배치되므로 국제적인 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며 국내적 유통망의 허술 또한 가능하지 않다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자본의 속성이 국민의 안전이 아닌 이윤에 있다는 것을 사장의 마인드로 대통령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이 몰랐을 리 없다.

답답하다. 정부는 언제까지 귀를 막고 있을 것이며 진정 보수언론은 '법'으로 국민들의 직접행동을 막을 수 있다고 자부하는가. 이미 국민들의 분노는 '법'의 영역을 뛰어 넘은지 오래다. 이미 국민들의 열망은 '광우병 쇠고기'의 문제에서 '교육', '방송 및 미디어', '이명박 운하', '의료민영화', '공공부문사유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의 근본원인을 아직도 모르겠는가. 국민들은 ‘국민’을 배제한 정책을 실행하는 정부에 대해 뿔난 것이고 여론을 호도하는 조중동문에 뿔난 것이다.

이에 문화연대는 이번 <PD수첩>의 오보논란은 결국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의 단합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의 또 다른 정치적 의도임을 밝히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선언한다. 조중동문은 더 이상 눈속임으로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라. 이에 편승하는 보수단체와 한나라당 역시 모든 책임을 <PD수첩>으로 돌리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눈엣 가시인 <PD수첩>만 없애면 될 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버려라.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조중동문은 더 이상 언론매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2008년 6월 18일
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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