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이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심 본부장은 해당 글에서 "SBS가 하면 뭐든지 나쁘다고 하면 SBS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비난만으로는 바른 언론의 싹을 키울 수 없다. 냉정하게 평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SBS에 대한 시민들 반발의 이유는 SBS에 있다'는 비판과 '앞으로 지켜보겠다. 힘내라'는 격려, 두 가지로 나뉘었다.

"SBS가 하면 뭐든지 나쁘다고 하면 SBS는 도대체 어떻게?"

심 본부장은 지난 17일 <SBS 노조 위원장입니다> 제하의 글에서 "촛불 집회에서 적지 않은 시민들이 SBS 취재진을 거부하고 있다. 아고라에서도 '누가 뭐래도 SBS는 안 본다' 'SBS 채널 지운다' 등의 감정적인 글이 대부분"이라며 "비난만으로는 바른 언론을 키울 수 없다. 못한 것은 비판하고, 잘한 부분은 칭찬해 달라. SBS 내에는 조중동 옆에 서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 다음 아고라에 심석태 본부장이 올린 글
심 본부장은 "SBS가 하면 뭐든지 나쁘다, 안 보겠다고 하면 SBS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며 "한 달을 훌쩍 넘겨 계속되는 촛불집회 기간 동안 SBS 뉴스, <뉴스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해 '방송 내용은 좋았지만 그래도 너희들은 안 돼'라고 하면 우리에게 정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부에서 공정방송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심 본부장은 "SBS 노조는 지난 1999년 1월에 조직을 제대로 갖추고 공정 방송을 위한 활동에 주력했다. 일부 물의를 빚은 보도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노조 출범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달랐다"며 "특히 지난 2004년 이후 SBS 노조의 활발한 활동은 언론과 시민사회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촛불집회 국면에서도 집회 현장에서는 비록 SBS 취재진이 배척을 당했지만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어느 언론시민단체에서도 비난 성명이 나온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심 본부장은 "지난해 SBS 대선 방송은 정말 많이 아쉬웠고 내부적으로도 노사간에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대통령직 인수위 기간, 취임 전후, 그리고 4월 총선까지 더 치열한 내부 모니터 활동을 벌였다. 특히 총선 때는 40일 동안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선 모니터 활동을 벌여 민언련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논평이 나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3시 10분 현재 조회수 4036회를 기록한 심 본부장의 글은 추천표 325회, 반대표 181회를 받는 등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심 본부장의 글에 대한 아고라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동안 정부의 일방적 입장만 보도해놓고 지금 무슨 소리냐'는 비판과 '앞으로 지켜보겠다. SBS 힘내라'는 격려 두 가지로 나뉘었다.

"SBS에 대한 시민들 반발의 이유는 SBS에 있다"

네티즌 'aledma'는 "열 개중에 한두 개 잘 했다고 칭찬받고 싶다거나 억울하다고 말하지 말라"고 비판했으며, 'lamp1'는 "기자는 설명이 아닌 방송으로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심 본부장이 올린 글에 달린 네티즌들의 답글
'japal'는 "위원장님의 고민과 고충은 이해가 되지만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취하는 SBS에 대한 반발의 사유는 SBS에 있다"며 "시사 프로그램이나 뉴스에서 다루어지는 많은 내용들이 국민의 정서와 다르고 특히 핵심적인 내용에서는 교묘한 양비론으로 얼버무려 울화가 치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oulfly'도 "지금까지 오로지 친권력, 친극우 성향에 자극적이라면 뭐든지 뉴스로 내보내다가 지금은 보도방향이 바꼈으니 갑자기 국민 편이 됐다는 거냐"며 "그럼 조선일보도 논조 바꾸면 국민의 신문 되겠다"고 주장했다.

'장돌뱅이'는 "위원장께선 남의 뉴스만 보고 SBS의 뉴스는 본적이 없으신가 보다"며 "촛불집회 참석자 수의 의도적 축소보도, 경찰의 강압적 진압장면 은폐, 촛불집회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을 여과없이 보도하는 등 SBS의 방송보도는 하나도 중립적이거나, 합리적이지 못했다는 거 다시 일러줘야 아시겠냐"고 비판했다.

"내부에서 공정방송 하려는 사람들 있는 건 희망" "SBS 힘내라"

하지만 이 같은 비판성 댓글 외에 SBS를 격려하는 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배후세력1'은 "SBS가 아직까지 우리 기준에 맞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배척하는것 역시 아닌듯 싶다"며 "다른 건 다 논외로 하고 내부에서 치열하고 공정방송을 하려는 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희망이다. 그분들까지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Hanmaru'도 "SBS가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데 국민들이 미리 판결을 내려버리고 '넌 원래 나쁜 놈이었으니까 넌 안돼. 조중동 옆에 가 서 있어'라고 선을 그어 버려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blueDolphin'은 "조중동은 포기했지만 YTN 과 SBS는 포기하지 않았다. 진실을 보도해 줄 것을 제가 더 부탁드린다"고 밝혔으며, '원샷'은 "물론 작년 대선 때의 보도가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조중동만큼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계속 지켜보겠다. SBS노조, 힘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SBS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에 동의할 수 없어"

심석태 본부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요즘 아고라에서 SBS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해 우리가 대답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글을 쓰게 됐다"며 "우리를 조중동과 비교하지 말아달라. 조중동을 제외한 다른 언론들과 비교했을때 SBS는 나름대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SBS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에 대해 심 본부장은 "동의할 수 없다"며 "네티즌들이 원하는 만큼의 보도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번 촛불집회 만이 아니라 그전에도 SBS는 의미있는 발전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심 본부장은 이어 "댓글 가운데 '촛불집회 참석자수를 의도적으로 축소보도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억측이다. 우리는 경찰 추산과 주최측 추산을 함께 보도했다"며 "과연 SBS를 꼼꼼히 보고 비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또 "지난 대선 방송 당시 대통령을 너무 미화해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이 많은데 당시 하루 이틀 '오버'하는 것은 모든 방송사가 다를 바 없었다. 그래도 좀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내부에서 편성위원회를 열어 항의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총선때 전 조합원이 모두 참여하는 내부 모니터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며 "어느 방송국을 편들고 말고를 떠나서 정당한 평가를 받고 싶다. 냉정하게 봐달라"고 부탁했다.

심 본부장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 'SBS 디스카운트', 'MBC 프리미엄'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지상파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실현하기 위해 내부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SBS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감이 한꺼번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꾸준히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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