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대책회의가 제시한 '전면재협상 거부시 정권퇴진운동'의 시점인 20일이 불과 4일(16일 기준)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요구인 재협상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입위생조건 합의문의 변경없이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하는 내용의 수출증명(EV)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추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6일 저녁 메인뉴스에서 방송 3사 역시 이러한 정부의 행태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기 보다 추가협상 상황을 '긴박하게' 전하기 바빴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과 검역주권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동안 민간자율규제 방식의 현실적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 비판해왔던 이들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날 KBS와 MBC는 3건, SBS는 5건의 기사에서 정부의 추가협상 상황·전망, 촛불집회 의제 확대, 이에 따른 논쟁 등을 다뤘다.

KBS '미 주요 언론, 국내 안전조치 강화 촉구' 보도 눈길

KBS <뉴스9>는 '돌연 귀국 연기', ''안전조치 강화' 촉구', ''5대 정책' 반대'에서 쇠고기 문제를 다뤘다.

▲ 6월 16일 KBS <뉴스9>
KBS는 11번째 꼭지인 '돌연 귀국 연기'에서 "쇠고기 추가협상을 중단하고 귀국하려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갑자기 귀국을 연기했다. 현지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기로 했지만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협상 장기화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추가협상 상황을 전했다.

KBS는 12번째 꼭지 '안전조치 강화' 촉구'에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국내의 안전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크루그먼 교수도 칼럼을 통해 한국의 국가적 자존심이 미국의 서툰 외교에 모욕당했다고 꼬집었다"며 "이같은 움직임은 고비를 맞고있는 추가 협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MBC 클로징 멘트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포함해서 협상 마무리해라"

MBC <뉴스데스크>는 '귀국길..다시 협상', '팽팽한 기싸움', ''촛불'의 고민'에서 쇠고기 문제를 다뤘으며 이중 2개의 꼭지('귀국길..다시 협상', '팽팽한 기싸움')를 추가협상에 할애했다.

정부의 추가협상을 비판하는 별도의 꼭지는 타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없었다. 하지만 MBC는 클로징 멘트에서 "정부대표단이 꺼지지 않는 촛불의 열기로 미국까지 간만큼 구석구석 비추는 촛불처럼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빌겠다"며 "30개 월령 문제뿐 아니라 요즘 거론되지 않았지만 매우 중요한 광우병 위험물질까지 포함해서"라고 '꼬집기도' 했다.

▲ 6월 16일 MBC <뉴스데스크>
MBC는 9번째 꼭지 '귀국길..다시 협상'에서 추가협상 상황을 전한 다음, 10번째 꼭지 '팽팽한 기싸움'에서 "미국의 태도가 우리처럼 절박하지 않은 상황이라 협상에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면서도 "미국이 뒤늦게 협상재개를 요구해온 만큼 미국도 한국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태도 변화가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출을 보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논의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전망했다.

MBC는 11번째 꼭지 '심층취재 '촛불'의 고민'에서 "광우병 대책회의가 앞으로 쇠고기 문제 뿐 아니라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교육 문제 등으로 이슈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가운데 보수성향의 한 단체는 정권퇴진운동에 대해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이어 "촛불집회의 산실이자 소통의 장인 다음 아고라에서도 촛불집회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뜨겁다"며 "시민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성숙한 의식으로 촛불집회를 이어온 만큼 그 미래 역시 같은 방식으로 결정되길 기대본다"고 전했다.

SBS "집회 의제 확대에 대해 찬성이 더 많아"

SBS <8뉴스>는 '귀국연기 협상재개', '미국압박 배수진', '정책전반으로 확대', '집회방향 논란'에서 쇠고기 문제를 다뤘다.

▲ 6월 16일 SBS <8뉴스>
SBS는 9번째 꼭지 '귀국연기 협상재개'에서 추가협상 상황에 대해 다뤘으며, 10번째 꼭지 '미국압박 배수진'에서 "미국이 여전히 WTO 규정 위반 가능성을 거론하며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출 금지 보증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미국이 아예 판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측 협상단을 잡기는 했지만 결론이 나기까지는 치열한 막판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BS는 12번째 꼭지 '집회방향 논란'에서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의제를 확대할 경우 촛불집회의 동력을 잃게 돼 집회참가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반론이 더 많다"며 "대책회의측도 교육, 한반도 대운하 등 의제 확대는 국민의 당연한 요구로 모든 참여단체가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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