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에서 14일 밤 10시 30분 경 이색적인 퍼포먼스가 등장했다. 세종로 네거리에서 청계천까지 앉아있는 1만여 명의 시민 머리 위로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상징하는 ‘폭탄’이 지나가자 시민들이 일제히 쓰러지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시민들 사이로 ‘굴러다니던’ 폭탄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쯤 연단에 선 광우병 대책위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정권이 아무리 서민을 억압해도 들고 일어서는 게 우리들 아니겠습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이 잘못된 정부를 끝장내는 퍼포먼스를 완성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누워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부르기 시작했다.
14일 밤 9시부터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남대문과 명동, 을지로 등을 거쳐 세종로 네거리에서 한편의 퍼포먼스를 이렇게 완성했다. 퍼포먼스가 끝난 뒤 이어진 발언에서 광우병대책위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지금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이 싸움을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 자리에도 합리적 보수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싸움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국민이 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안 팀장은 미국 도축장 실태를 점검했던 우리 정부 점검단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점을 언급하면서 “하지만 “오늘(14일) KBS <뉴스9>에서 이 같은 사실이 허위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민들이 일제히 ‘와’하는 함성과 함께 “KBS! KBS!”를 외치기도 했다. 밤 11시 30분 현재 세종로 네거리에 모인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13일에 이어 14일에도 1000여명의 시민들이 KBS 본관 앞에서 'KBS에 대한 표적감사 중단' 등을 요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