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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개그 ‘마초맨’이 불편하십니까?[기자수첩] 방통심의위의 코미디빅리그 ‘마초맨’ 권고
권순택 기자 | 승인 2013.03.07 14:11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권혁부)가 6일 tvN <코미디빅리그>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문제가 된 코너는 홍석천과 리마리오(이상훈)가 동성커플로 등장하는 레드버터팀의 ‘마초맨’이다. 참고로, ‘권고’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훈수를 둬 ‘의견제시’를 받은 KBS <개그콘서트>보다 한 단계 위의 제재이다.

‘마초맨’에 대해 민원인은 “동성애 커플로 출연한 홍석천과 리마리오 발언과 스킨십이 청소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제재를 요구했다. ‘얼마나 노골적이기에’라는 의문에 문제가 된 1월 26일자 방송분을 확인해봤다.

   
▲ tvN '코미디빅리그' 레드버터팀의 '마초맨'ⓒtvN

홍석천 : “자기야”
홍석천 : “(관객에)잘생긴 남자 분, 그냥 여자분. 덕수궁 돌담길 걸으면 헤어진다는데, 그러면 나야 고맙지”
리마리오 : “자기랑 함께 먹으려고 김밥 싸왔다. 누드김밥. 내가 누드로 말았지”
홍석천 : “나야 고맙지”
리마리오 : “햄버거는 트랜스지방이 많아서 싫어”
홍석천 : “트렌스”
현병수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니들이 그 지방을 이야기하는 건 좀 그래”
홍석천 : “이 햄버거 살려고 어디까지 갔다 왔는데…정자역”
리마리오 : “그나저나 여기 돌담길 걸으면 남녀가 헤어진다는데 우리는 괜찮을까”
홍석천 : “걱정하지 마. 우리는 남녀커플이 아니잖아. 우린 남남커플”
홍석천 : “(원 아웃, 투 아웃) 커밍아웃”

민원인은 등장인물의 스킨십을 문제 삼았지만, 확인 결과 별개 없었다. 팔짱 끼고 돌아다니고, 살짝 포옹하고 손깍지를 끼는 정도였다. 홍석천이 리마리오를 엎거나 남성(황철순)의 가슴 근육을 쓸어내리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개그 프로그램에서 남녀가 키스를 하는 모습도 종종 소재로 사용된다는 봤을 때, 결코 과하다고 볼 수 없다.

tvN <코미디빅리그> 이명한 PD는 이날 의견진술에서 “홍석천 씨가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 자기 정체성에 대해 오픈해 이야기했다. 지금은 분위기가 (동성애를)터치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이 PD는 또한 “극중 동성 커플은 당당하고, 반대로 그들의 언어나 방식 자체를 낯설어 하는 아버지와 아들은 당황하는 데에서 웃음을 주려 했다”며 “그들의 인권을 양지로 끌어내고자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통심의위에서 엄광석 의원은 “어쨌거나 방송의 품위 저해했다.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 방송 한 것은 문제”라며 ‘권고’ 의견을 밝혔다. 권혁부 방송심의소위원장은 “성적소수자 출연에 대해서는 문제 삼기 어렵다”면서도 ‘권고’에 동조했다. 이날 심의위원들 중 ‘문제없음’을 주장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권혁부 소위원장의 ‘성적소수자를 출연시킨 것을 문제 삼기 어렵다’는 말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동성애에 관대한 듯 이야기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행정지도 의견을 밝힌 것 자체가 사실상 동성애에 대한 차별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부분이다. 동성애 차별 여부는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마초맨’에 등장하는 동성커플을 이성커플로 상정해 생각해보면 된다. 과연, 개그소재로 이성끼리 팔짱을 끼고 포옹을 하는 것 등이 불편하다고 느껴지는가.

동성애자인권연대 장병권 사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연결에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방송이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교육적으로 올바르고 그 또한 방송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장 사무국장은 “그런데 이 정도로 행정지도를 한다는 것은 과도함을 넘어 무리한 결정이다. 요즘 tvN <SNL코리아>에서도 동성애 코드 개그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것들도 다 행정지도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장병권 사무국장은 KBS Joy <XY그녀>, 영화 <친구사이?>, SBS <인생은 아름다워> 등 동성애를 다룬 콘텐츠에 대한 논란에 대해 “동성애 혐오자들에 부화뇌동해서 휘둘릴게 아니다. 코미디 안에서 성적 소수자의 삶이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은 사회 다양성에서도 좋은 현상”이라고 전했다. 장 사무국장은 끝으로 ‘KBS <개그콘서트>보다 높은 수위의 제재’라고 한 기자의 말에, “박근혜 대통령보다 무서운 게 동성애인가”라며 우스갯소리를 화답하기도 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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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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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2013-06-12 05:13:53

    이 기사 추천하고 싶습니다. 빨리 동성애에대한게 보편화되고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삭제

    • 미래 2013-03-09 14:21:42

      대통령따위 동성애보다 무섭지 않아 ㅋㅋㅋ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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