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영 기자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에 이어, 탐사보도팀 출신인 최경영 KBS 기자도 KBS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오전, 최경영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kyung0)를 통해 "오늘 KBS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저 역시 애틋한 마음입니다"라고 밝혔다. 최 기자는 이어 "단지 방송쟁이, 언론인으로 하고픈 일을 하며 산다는 게 이리 어려워졌습니다. 아시죠? 전 어찌하든 살아남을 겁니다"라며 "여전히 같은 길입니다. 다만 함께 하지 못하네요. 미안합니다"라고 전했다.

최경영 기자는 KBS 탐사보도팀 소속으로서 여러 차례 기자상을 받는 등 기자로서 두각을 나타냈으나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불법 해임 이후 갑자기 스포츠중계팀으로 발령나는 '보복인사'를 당한 뒤 2009년 회사를 휴직하고 미국 유학을 떠난 바 있다.

2010년 8월 최경영 기자는 한국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고발한 <9시의 거짓말>을 펴냈으며, 지난해 초 KBS에 복귀해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도부문 간사로 지내다 새 노조 파업 도중인 4월 MB특보 출신의 김인규 당시 KBS 사장에게 "이명박의 OOO"이라고 비판적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해고됐다. 이후 6월 재심에서 징계수위는 '정직6개월'로 낮춰졌으며 지난해 12월 정직기간이 종료돼 KBS 스포츠부서로 복귀했다.

지난해 뉴스타파 시즌2에 합류했던 최경영 기자는 KBS로 복귀한 이후에도 뉴스타파 일을 병행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고심 끝에 KBS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기자와 함께 탐사보도팀에서 활동했던 최문호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7일 "뉴스타파 일은 계속 해야 하는데 딱히 방법이 없으니까 고민하던 와중에 (사표 제출을) 결심한 것 같다. 저희는 마지막까지라도 붙잡고 싶어서 계속 말리고, 휴직 등의 방법을 찾아보자고 설득했었다"고 전했다.

최문호 간사는 최경영 기자에 대해 "탐사보도팀 시절 공직자 검증을 최초로 발제하고 프로세스도 만들었던 인물이다. 현재 탐사보도팀에서 사용하는 공직자 재산 검증 노하우들은 당시 개발된 것"이라며 "계속 발전시켜서 KBS의 탐사보도를 대한민국 최고로 만들 수 있었는데, 중요 인력들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보니 매우 아쉽다. KBS로서는 굉장히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최 기자의 휴대폰은 전원이 꺼져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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