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방영된 런닝맨-아시아 레이스 편은 많은 의미가 있는 회차였습니다. 시청률 21%를 기록하며 런닝맨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것은 물론, 마카오 올 로케로 촬영된 런닝맨 편에서 국내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해외에서 얼마만큼의 위상을 갖고 있는지 실감했던 회차였으니까요.
방송을 보는 내내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국빈이라도 모시는 듯한 공항을 가득 메운 런닝맨 팬들의 환영 인사 세례도 놀라웠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런닝맨 후반부에 기획되었던 마카오 시민들과 함께한 줄다리기였습니다. 이미 작년 12월에 방영된 대 시민 줄넘기에서 어느 아파트 공터에 마련된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든 런닝맨 줄넘기 편을 보며 감격했는데, 국내 예능이 우리나라도 아닌 해외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그 나라의 시민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그저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촬영한 것이 아니라 몰려든 그 수많은 인파가 뜨겁게 재석과 광수의 이름을 환호하는 런닝맨의 팬들이라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었죠. 게임의 룰까지 정확히 이해하고 심지어 런닝맨의 캐릭터까지 외우고 있었으니까요. 국내 예능의 룰을 해외에서 아무런 이질감 없이 그대로 실현할 수 있다는 것. 이거야말로 진짜 한류고 국위선양이 아닐까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내용을 살펴보니 참 가관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프로그램 진행 도중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이름을 "재석"이 아닌 "제석"으로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고 그것을 문제로 삼은 기자가 제작진에게 사과를 요구하여 답을 받아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더 황당한 것은 당사자가 유재석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유재석 팬들이 감히 유느님을 건드렸냐며 성이라도 낸 것처럼 왜곡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청자 게시판에 이와 같은 사실을 지적한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유재석 팬들이 선동하여 런닝맨 제작진에게 항의를 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는데, 축하할 자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그 사실마저 유재석 팬들에게 떠넘기는 언론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하고 치졸해 보입니다.
물론 이날 제작진이 시종일관 멤버들의 이름을 잘못 적어서 내보냈거나 아니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실수를 했거나 혹여 유재석의 이름만 계속해서 "제석"으로 표기했다면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겠지만, 스쳐 지나가는 장면 딱 하나에 우연히 포함된 오타 하나를 가지고 시청률 1위보다 더 집중하여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그야말로 폭력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제작진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실수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사과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비참하고 섭섭한 기분이 들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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