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27일 KBS 뉴스 화면(상)과 SBS 뉴스 화면(하) 비교 - 출처 KBS 소수이사 대선보도 모니터

KBS의 제18대 대선보도가 지난 16, 17대 대선 때에 비해 양적으로 부족했을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미흡함을 보여 유권자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미디어스가 KBS의 제18대 대선보도의 공정성을 연구, 평가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KBS의 대선보도는 모든 부문에 걸쳐 미흡함을 노출했다. 보고서는 △형식적 차원의 공정성 △보도 내용 차원의 공정성 △보도 프레임 구성의 공정성 △영상요소의 공정성 등 총 4가지 부문을 평가했는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정리했다.

우선 형식적 차원의 공정성을 보면, KBS의 대선보도는 기계적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대선보도 한 건의 평균 길이가 비교적 짧았으며, 16, 17대 대선과 비교해 대선보도량이 현저히 줄었다.

KBS의 대선보도 유형을 분석해 본 결과 전체 364건 가운데 일반취재보도가 283건으로 77.7%를 차지해 다른 보도 유형보다 비중이 월등이 높았다. 반면 대선후보 정책 공약 점검은 17건으로 4.7%, 심층취재는 7건으로 1.9%, 집중진단은 4건으로 1.1%에 그쳤다.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좋은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편향성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보도를 했다”며 “일률적인 균형보도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 간의 정책적 차별성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거의 쟁점사안, 국가적 의제, 경쟁력 있는 후보자 선별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대선보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보도 차원의 공정성에 대해 “보도 내용상의 차이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면서도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비해 보도 내용 중 전체 항목에 걸쳐 우호적인 요소가 적지 않게 발견됐다”며 보도 내용의 공정성 부분에서 비판받을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계적 공정성 유지에 지나치게 몰두해 보도 사안과 시점에 따라 후보자 간에 드러나는 차별적 요소를 잘 짚지 못했다”며 “일관성 있는 공정보도를 수행했다고 평가하기에는 해결할 숙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KBS의 대선 보도는 보도 프레임 구성의 공정성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선 보도 프레임의 공정성을 분석해 보니, 후보자 이미지 프레임이 전체 1,201건 중 194건으로 16.2%를 차지했고 그 뒤를 변화/차별화 프레임(184건, 15.3%), 폭로ㆍ비방ㆍ갈등 프레임(169건, 14.1%)이 이었다. 이슈/정책 프레임은 151건으로 12.6%였으며, 대선 시기 쟁점이 됐던 경제민주화 프레임은 36건으로 전체 비중의 3.0%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KBS가 자체적으로 의제화한 프레임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으며, 후보자나 후보자 캠프가 구축한 프레임을 중계방송하듯 전달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KBS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프레임으로 대선보도를 주도하지 못한 것은 각 당이나 언론홍보 전문가들의 전략과 전술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드러낸다.

KBS는 영상요소를 사용하는 데에서도 후보자 간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일부 요소와 기법 사용에서 후보자 간 차이를 보여 흠결 없는 공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 예로 박근혜 후보가 다른 두 후보보다 클로즈업 샷과 웃는 모습이 많았다는 점을 들었다.

박근혜 후보는 전체 188건의 영상화면에서 클로즈업샷이 가장 많았던 데 비해(105건, 55.9%), 문재인, 안철수 후보는 각각 212건 중 107건(50.5%), 152건 중 80건(52.6%)으로 모두 미디엄샷이 가장 많았다.

또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웃는 모습이 전체 분량 중 각각 58.5%, 52.6%로 50%를 기록한 것에 비해 박근혜 후보는 전체 모습 웃는 모습이 64.4%로 최대 10% 이상 높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