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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여당 이사 "김재철, '베스트'는 아니지만…"[방문진 여야 이사 릴레이 인터뷰] (2) 김광동 여당 추천 이사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2.07 01:19

   
 ▲ 김광동 방문진 이사
"달라도 너~무~ 달라"

한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빌려, 한 사안을 바라보는 방문진 여·야 추천 이사들의 시각을 표현하자면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미디어스>는 4일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에 이어 5일 8·9기 방문진 여당 추천 김광동 이사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170일 파업이라는 노사 갈등을 겪으며 퇴진 압력에 휩싸였던 김재철 MBC 사장, '낙하산 이사장' '논문표절'로 퇴진 위기에 몰린 김재우 이사장에 대한 여·야 이사의 입장 차이도 현격했다.

김광동 이사는 '김재철 사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힌 감사원에 대해서 "권한 남용"이라며 "MBC가 피감사 대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에 대해 "공영방송사 사장의 임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그래야만 방송사의 정치적 독립이 가능하고, 이 보다 중요한 개혁은 없다"고 밝혔다.

김 이사의 발언은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가 "김재철 MBC 사장이 감사원에 고발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지만 현재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인식이 없다"고 말한 것과는 결을 달리 한다. 하지만 두 이사 모두 김재철 사장의 자질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이사 역시 "김재철 사장이 베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방문진을 무시하는 김 사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재우 이사장 논문표절을 바라보는 시각도 두 이사는 달랐다. 최 이사가 김재우 이사장 논문표절에 대해 "김재우 이사장이 버티기를 한다면 그 자체가 웃기는 일"이라며 김재우 이사장 퇴진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 것에 반해, 김 이사는 "논문취소 확정"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방문진의 총체적 무능을 지적하자, 김 이사는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상근 인력과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최강욱 이사가 "정치권의 거수기"라는 표현을 쓰며, 여당 추천 이사들과 정치적 압력에 취약한 방문진 구조를 지적했던 것과는 또 다른 진단이었다.

두 이사가 말하는 '김현희 대담'도 많이 달랐다. 최 이사는 "(여당 추천) 이사들은 외려 프로그램 개입에 열성이다" "프로그램 자체에 정치적인 색깔을 입히고 정치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도"라며 이사들의 개입을 비판했지만, 김 이사는 "PD수첩 '가짜 김현희'편은 대한민국 정부를 테러정부로 만들었고, 테러를 저지른 북한을 두둔했다" "잘못됐던 걸 제대로 바로 잡는 차원의 문제 제기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여·야 추천 이사들의 현격한 입장 차이, 2013년 방문진은 어떤 모습일까? 아래는 김광동 이사 전화 인터뷰 전문.

◈ '뜨거운 감자' 김재철·김재우에 대한 다른 시각

미디어스(아래 미) : 지난해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로 여론은 뜨거웠다. 그럼에도 김 사장은 요지부동이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광동(아래 김) : 내가 이사들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개인적인 입장만 말씀드리겠다. 김재철 사장이 베스트는 아니다. 그러나 공영방송사 사장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 권력이 바뀌었다고 사장이 바뀌면 권력이 낙하산으로 방송사 사장을 바꾼다는 대중들의 인식이 쌓이게 된다. 방송사 사장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방송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럴 경우 정부가 바뀌면 방송사의 일관성이 흐트러지게 된다. MBC가 세계적인 컨텐츠 회사로 가지고 못하고, 정권의 눈치만 보게 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김재철 사장은 베스트 사장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건 공영방송사 사장의 임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특별한 하자가 있지 않는 한, 바뀌어서는 안 된다. 내가 말하는 특별한 하자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처럼 후보를 매수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행위를 말한다. 공영방송의 사장 임기 보장이야 말로 방송의 정치적 독립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개혁은 없다.

미 : 5일 기사에 따르면, 김재우 이사장이 자진사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당 추천 이사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 : 표현의 방식이다. 내용을 확인해보니까 김재우 이사장이 설정한 사퇴 기준은 논문취소 확정이다. 자진사퇴를 기정사실한 것이다. 본인의 논문이 논문적 가치가 없다고 확인이 되면 김 이사장은 도덕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또, 이사장으로서의 자격이 적절치 않다.

◈ "방문진에 전문 인력 부족하다"

미 : 이번 감사원의 감사로 방문진의 부실 경영이 지적됐다. 이사로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김 :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주식회사 문화방송이 감사원의 피감사 대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MBC에는 공적 자금이 투여되지 않았다. 세금이나 국가 예산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말이다. KBS나 다른 국가기관, 토지공사라든지 광고공사라든지 국제교류재단 등과 다르다. 국가 예산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국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민간 주식회사인데 피감기관이라고 설정하고, 대표이사에게 자료를 요구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MBC 대표이사의 범죄가 있다면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범죄 혐의가 있다면 경찰과 검찰이 압수수색등을 통해 혐의를 밝히면 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감사원이 MBC를 피감기관으로 설정한 뒤, 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는 건 부당하다. 권한 남용이다. 김재철 사장에 대한 고발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나치다.

미 : 이번 감사원 결과를 통해 '방문진의 총체적 무능'이 드러났다. 다수 이사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 :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서 뼈아프게 생각한다. MBC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MBC에 대해 그대로 추인하는 경향이 있었다. 임기가 끝나지 않은 MBC의 감사를 지방 MBC 사장으로 보내면서 면밀한 검토가 없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갑게 생각한다. 바로 잡아야 한다. 방문진 자체에 부족한 부분도 많다. 특히 MBC 감독·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문 인력이나 임원, 기구나 조직이 전무한 상태이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와 비교해 보면 국회에서 법안, 예산 등이 만들어지면 조사관들이 검토 보고를 하고 보고서를 올리면 의원들이 논의를 거친다. 그 다음에 공방 끝에 심의, 의결을 한다. 하지만 방문진은 전문적인 인력이 없다. 상근 인력도 부족하고. 이사들도 한 달에 두 번 회의할 때만 모이잖나. 이사는 상근직도 아니고. MBC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와 조직이 보완돼야 한다.

미 : 김재철 사장이 업무보고를 거부하는 등, 방문진의 위상이 현격하게 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 최근 방문진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 방문진은 목소리를 거의 내지 못했다. 그나마 3~4년 전부터 다른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조용히 아무 이야기도 없이 형식적으로 논의되던 과거에 비하면 현재는 격론이 이뤄지고 있다. 5~10년 방문진과 비교해 보라. 개선이라는 건 급격하게 되는 게 아니다. 이제야 방문진이 정상적으로 공적 책임을 담당하는 기구로 거듭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과거엔 없던 일이었다. 방문진이 이렇게 사회적 쟁점이 된 적이 없었다. 김 사장이 보여주는 태도와 절차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사회에서 두 차례에 걸쳐 그에게 경고한 것이다.

◈ 김현희 대담, "과거의 잘못된 방송은 바로 잡아야"

미 : 김현희 특별대담이 편성되는 과정에서 여당 추천 이사들의 개입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그때 이야기를 좀 해달라.

김 : 2003년도에 어처구니 없는 프로그램이 있지 않았나. (미디어스 : 혹시 MBC <PD수첩>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가짜 김현희를 다룬 프로그램이었다. <PD수첩>은 당시에 "김현희는 가짜다"라고 말하며 대한민국 정부를 테러정부로 만들었고, 테러를 저지른 북한을 두둔했다. 그간 우리 사회에서 그 방송과 내용이 잘못됐다는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김현희씨도 2~3년 동안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잘못된 MBC 방송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김현희씨에게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긴급편성은 아니었다. MBC가 새해 전부터 하려고 했던 것이다.

미 : 아까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이야기하지 않았나? 이 사안은 이사들의 정치적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김 : 방송사에 대한 정치적 외압을 막고, 제작의 독립성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야 하는 곳이 방문진이다. 하지만 잘못된 방송, 막장 드라마, 예능에서 나오는 비속어 등은 총괄적인 경영의 범주이다. 제작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지적하고 따져 묻는 것은 잘못됐다. 하지만 잘못됐던 걸 제대로 바로잡고, 국민이 제대로 올바른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틀린 지점을 바로 잡는 차원의 문제 제기는 할 수 있다.

미 : MBC가 망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김 : 많이 들었다. 나는 그게 제대로 된 MBC로 거듭나기 위해 감내해야 할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MBC는 6개월 이상 파업 상태에 있었다. 6개월 이상의 파업을 견뎌낼 방송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MBC 구성원 대부분은 정치적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왜 MBC 사장을 하다가 정치를 하는가? 왜 앵커를 하다가 공천을 받고 정치를 하나? 박광온, 최문순, 신경민은 MBC에서 활동하다가 정당에 들어가 정치를 하고 있다. MBC가 특정 정당의 하부조직인가? 이걸 끊어야 한다. 방송사에 있다가 옮겨가지고 바로 정치하고. 방송인은 죽을 때가지 방송인으로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행위들이 바로 한국의 방송사가 권력의 시녀화가 된 근본적 원인이다. 방송인들이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는 게 개혁이다. 많은 분들이 '시청률이 낮다, 어렵다'고 하는데, 지난 10~20년 동안 MBC가 걸어왔던 길과 방향의 문제가 곯아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문제의 대부분은 6개월 간의 파업 때문 아닌가.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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