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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발 신문전쟁’, 그 의미와 향방은?매경vs한경 / 조선vs동아, 그들은 왜 싸우는가
한윤형 기자 | 승인 2013.02.06 16:24

 

   
▲ TV조선·JTBC·채널A·MBN 등 4곳의 종합편성채널이 일제히 개국한 2011년 12월 1일 오후 서울 용산 종합전자상가 가전매장에 설치된 TV에서 한 종편채널이 방송되고 있다. ⓒ뉴스1

신문들이 싸운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즐긴다. “똥 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냉소하는 이에게도, “신문끼리 싸우는 것은 사회정의의 차원에선 좋은 일이다”라고 짐짓 논평하는 이에게도, 싸움 구경은 즐겁다. 

하지만 이 ‘싸움’의 맥락 뒤엔 종편방송이 있다는 사실까지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런 맥락까지 고려한다면 이 새로운 형태의 신문전쟁은 매체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싸움에도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싸움에도 종편방송 및 광고배분 문제가 끼어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종편들이 대선 정국을 지나면서 정치분석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내부판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선거가 끝났고, 정치뉴스 중심으로 방송을 끌고 가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동아일보와 채널A가 ‘박근혜 인사’ 검증에 열을 올리는 건 ‘정치뉴스’로 재미를 본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지속하기 위해서라 판단된다. 거기에 조선일보가 훼방을 놓으니 발끈하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JTBC의 경우 이미 TV조선이나 채널A와는 다르게 드라마에도 투자하고 성과를 내는 등 일정한 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JTBC의 내부 분위기는 “방송에서만큼은 ‘조중동’으로 함께 묶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 TV조선이나 채널A는 느낌이 비슷한 방송이다. 그런 상황에서 채널A가 TV조선과 차별화를 꾀하려 할 때 TV조선이 가지 않은 길인 ‘박근혜 인사 철저 검증’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상황은 또 다르다. 김동원 팀장은 “한국경제는 사실상 채널을 세 개 보유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이번에 PD의 주가조작 연루로 문제가 된 한국경제TV는 ‘소상공인방송’과 ‘한국직업방송’의 위탁경영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두 방송은 각각 중소기업청과 고용노동부에서 지원금도 타낸다"라고 설명했다.

파인낸셜뉴스의 2011년 보도에 따르면 한경TV는 2011~12년 소상공인방송 외주방송사업자로 단독 선정되었고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그 2년 동안 80억의 지원금을 받게 되는 상황이었다. 고용노동부 역시 한경TV에 1년에 50억 정도의 지원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한경TV와 외주방송 사업자 자리를 놓고 경쟁한 곳이 공교롭게 MBN이었다. 매일경제가 한국경제로부터 '물을 먹은' 상황이었다.

   
▲ 한국직업방송 홈페이지 http://www.worktv.or.kr/index.do 에 소개된 직업방송의 조직도. 한국경제TV는 방송을 만들어 주고 세금을 받는 셈이다.

하지만 MBN이 종편4사 중 하나로 출범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김동원 팀장은 "한국경제로서는 종편출범 이후 매체파워의 격차가 더 커지는 상황이 불만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 역시 방송을 통해 수익을 내고 광고를 받지만 보도기능이 없는 상황에서 그 수입에는 한계가 있다. 매일경제에 비해 다소 밀리더라도 ‘비슷한 등급’이라 생각했던 한국경제가 커져가는 격차에 불만이 쌓인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의 상호폭로전에서는 경제신문이 어떻게 기사를 쓰고 광고를 따내는지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말하자면 기사와 광고를 ‘엿 바꿔먹는’ 전략으로 기업에게 ‘삥을 뜯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예전과는 달리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방송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신문은 방송을 탐한다. 그렇다면 종편이 네 개사로 탄생한 순간 이러한 ‘국지전’들은 예고되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꼴은 흉하더라도 신문들이 서로 싸우는 상황이 독자들에게 나쁠 것은 없다. 특히 동아일보와 채널A의 검증/폭로 보도 등은 ‘박근혜 시대’의 공익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동원 팀장은 동아일보와 채널A의 ‘전략’이 지속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채널A의 전략은 대선 때 재미를 본 정치뉴스 편중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곧 한계에 부닥칠 것이다. 정치부기자들이 써낸 ‘정치소설’들로만 방송콘텐츠를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여기저기 투자를 더 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선 투자를 더 해봤자 적자폭이 더 커질 뿐이다. 그래서 이 상황 그대로 끌고 가려고 할 텐데 그러다보면 무리한 보도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현재의 상황은 종편방송을 존속하기 위한 매체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종편의 미래가 장밋빛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때의 영향력을 근거로 종편방송 출연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민주당의 언론전략에도 비판적 시사점을 주는 일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방송의 시대’에 방송을 하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우회하는 진보언론의 전략은 또 다른 영역의 고민이 될 것이다.  

   
▲ 종편방송 개국 축하행사에 맞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반대집회를 하던 전국언론노조 회원들의 모습. 종편은 대선을 지나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래는 불투명하다. ⓒ뉴스1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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