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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ㆍ김재우'라는 첩첩산중, "MBC 이대론 '공멸'한다"[방문진 여야 이사 릴레이 인터뷰] (1) 최강욱 야당 추천 이사
김도연 기자 | 승인 2013.02.05 21:33

지난해 내내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던 '김재철 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는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으나, 퇴진은 앞으로도 한동안 쉽지 않아 보인다.

'김재철 비호'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논문표절 확정, 감사원의 '김재철 고발' 감사결과까지 나오면서 '2013 MBC'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조심스레 제기하는 이들도 있으나, 현재로선 앞날을 단언할 수 없다.

<미디어스>는 △ 김재우 이사장 자진사퇴 건 △ 김재철 사장 △ 감사원 결과 등이 논의될 예정인 7일 방문진 이사회를 앞두고, 4일 야당 추천인 최강욱 방문진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최강욱 이사는 '방문진의 총체적인 무능'을 지적한 감사 결과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스스로를 '거수기'라고 표현하는 여당 이사를 상대로 상황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매우 어렵다고 구조적인 한계를 토로했다.

<미디어스>는 최강욱 이사에 이어 여당 추천인 김광동 이사와의 인터뷰도 진행했으며 김 이사와의 인터뷰 내용은 6일 게재될 예정이다.

아래는 최강욱 이사와의 인터뷰 전문.

   
▲ 최강욱 방문진 이사 ⓒ미디어스

◈ 초미의 관심사 '김재철 퇴진': "방문진에겐 힘이 없다"

미디어스(아래 미) :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총평을 듣고 싶다.

최강욱(아래 최) : 이번 감사로 김재철 MBC 사장이 감사원에 고발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 방문진 여당추천 이사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인식이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장이라는 사람이 감사기관, 입법부 그리고 MBC 구성원들에게까지 고발됐다는 점이다. 결국 그 누구도 김재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본인은 너무나 늠름하게 버티고 있다. 거대한 힘에 대한 믿음 때문인 것 같다. 여·야 이사를 막론하고 개인적으로 김재철 사장의 품성, 능력, 도덕성 등에 대해서는 신뢰하는 사람은 없다. MBC에 잔뼈가 굵은 어떤 사람은 김재우와 김재철을 투입해 MBC를 망가뜨리는 데 MB정권의 목적이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더라. 두고두고 김 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미 : 감사 결과로 김 사장 퇴진에 무게를 싣는 의견도 있지만, 어려울 것이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 : 많은 이들은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낙하산이기 때문에 다음 정권 때는 힘들 것이다' '저렇게 누더기가 된 사람을 끌고 가는 건 부담스러울 것이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일단 짚고 싶은 것은 공영방송 사장 선임과 관련해 세간에서 정치 분석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방문진만이 사장을 선임할 수 있으며 해임에 대한 절차도 밟는다. 제도적 절차를 뛰어넘는 정치적 분석이 만연한 현상이 현재의 방문진 위상을 보여준다. 방문진 이사들의 생각은 관심 없고 중요하지 않다는 게 일반 사회의 인식이다. 이사들 스스로 자괴감을 느껴야 하지 않나? 그러나 별 다른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

미 : 김 사장에 대한 고발 이후의 법률적인 차원의 움직임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최 : 내가 알기로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그러나 그냥 벌금내고 말 것이다.

미 : 김 사장이 자료제출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최 : 관련된 자료를 내놓는 순간 본인의 범죄사실이 너무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자료제출을 하지 못할 것이다. 자료를 내지 않는 것 자체가 범행을 자백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미 : 또 다시 벌금형으로 끝나게 된다면, 김 사장 거취에 변화가 생길까?

최 : 지금까지 보인 행태로 봐서는 누군가의 명령이 있지 않다면 김 사장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미 : 앞으로의 검찰 수사도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돼 있는 수사라고 생각하는가?

최 : 그건 100%다. 대선 전후 주변의 검사에게 물어도 "김재철 사장문제는 권력의 작용"이라고만 한다. 검찰 내부의 수사 의지가 없다.

   
▲ (서울=뉴스1) 이정선 인턴기자= MBC 김재철 사장이 지난해 3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원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MBC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MBC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뉴스1

표절이사장의 자진사퇴?: "여당 인사들, 김재철-김재우 달리 본다"

미 : 김재우 이사장에 대한 자진사퇴 권고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면, 여당추천 이사들의 시각이 변한 것은 아닌가?

최 : 일단 이사장은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날 이사회에서 모두가 공감했다. 김광동 씨만 이사회에서 아무런 이야기를 안 했다. 하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 김재우 이사장이 버티기를 한다면 그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그간의 움직임을 보면, 여당추천 이사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기 보다 김재우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을 다르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김재우 이사장이 보다 더 MB와 밀착된 사람이고, 박근혜 당선인에 줄을 댈 수 있는 여지가 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 : 김재우 이사장이 퇴진을 하지 않게 되면, 앞으로의 방문진 절차는 어떻게 되는가?

최 : 정상적인 이사회가 열릴 수 없을 것이다. 이사들이 다른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지난 회의 때 여당 측 일각에서 '선임은 이사회가 할 수 있지만, 해임은 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사장과 대통령은 다른 것이다. 대통령은 임기가 있는 선출직이고 이사장은 단순히 이사회를 대표하기 위해서 호선으로 뽑는 것이다. 호선기관에 해임절차는 없다"고 했다.

사실 새로운 이사장을 뽑으면 된다. 김재우 이사장처럼 또 다시 거수기로 낙하산 이사장을 뽑게 되거나 오더가 없다고 이번 사태를 관망한다면 참 우스운 꼴이 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김재우 이사장은 해외출장을 떠났다. 표절문제를 소명하라고 불러놓은 이사회에서 불참하면서 내세운 핑계가 "옥스포드 학술 관련 행사"였다. 표절 문제를 해결해야 그들을 만나도 떳떳한 것 아니겠나? 그들이 표절 이사장을 어떻게 바라보겠나?

'허수아비' 방문진: "인식개선과 구조개선 필요하다"

미 : 이번 감사로 김재철 사장 문제뿐 아니라, 방문진의 총체적 무능이 드러났다.

최 : 예상했던 바이다. 야당추천 이사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어떠한 사안이 발생하면 여당추천 이사들은 형식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일관한다. MBC가 속이 뻔히 보이는 답변을 하거나 노골적인 거짓말을 해도 추궁하는 법이 없다. MBC에 요구한 자료가 올라오지 않아도 묵묵부답이다. 그런 무책임한 행태가 반복돼 왔다. 김 사장이 방문진을 무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잖겠나? 물론, 일부 여당이사들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으나,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한 번은 답답해서 "방문진 이사회가 정치권의 의중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거수기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 아니냐"고 말한 적 있었다. 여당측 이사들은 땅만 쳐다보더라.

미 : 그렇지만 야당추천 이사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는 없다.

최 : 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MBC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자료를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싶어도, 여당추천 이사들은 모든 걸 이사회의 의결로만 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방문진이 MBC 임원이나 사장을 아무때나 부르고 요구할 순 없다"고 대답한다. 그럴 때는 공영방송 위상을 엄청 존중한다. 안건에 대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의결로만 해결하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미 : 그렇다면 합의가 되지 않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최 : 왜 방문진이 필요하고 자신들이 이사로 왜 여기에 왔는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이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여당 이사 스스로 "거수기"라고 얘기하더라. 자조하는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여당 이사들이 느끼는 윗선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큰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위쪽의 지시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나? 개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차기환·김광동·김재우 등 기존의 이사들을 제외한 여당 이사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절차에 돌입하거나 서면으로 무언가를 남기는 상황이 되면 침묵한다. 독자적인 의사 표명을 결코 할 수 없는 구조다.

미 : 제도적인 측면에서 이사들의 독자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 : 독일 시스템에 대해서 귀동냥한 적 있다. 그들은 여·야, 언론노조, 시민단체 등 합의체 구성원 중 2/3가 추천하는 사람으로 공영방송 이사진을 구성한다고 한다. 그럴 경우 지금과 같은 이런 모습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제도가 부실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치 권력의 본질적 속성이 어떻게든 방송을 장악하려고 하기에, 파행의 책임을 모조리 여당추천 이사들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사가 압도적인 다수에 의해 선출된다면 눈치를 보기보다 소신에 의해서 독자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 : MBC 감사가 김재철 사장 법인카드 보고를 부실하게 했는데도 방문진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 : 사실 그 부분은 8기 방문진에서 있었던 일이다. 우리 9기가 출범한 뒤 감사를 불러, 법인카드 내역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감사는 8기 때 올린 보고서를 그대로 들고 와서 읽기만 했다. 내용 역시 모순점이 많았고, 제대로 소명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문제를 삼자, 여당추천 이사들이 '이 사안은 지난 번 이사회에 보고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문제 삼을 필요 없다'는 입장을 표하더라. 수에 밀리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당연히 형식적인 감사일 수밖에.

또 다른 사례도 있다. 방문진에서는 MBC에 경영지침이라는 선언적 의미를 담은 지표를 내놓는다. 거기에 "경영진이 도덕성과 책임감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넣자고 제안했다. 여당추천 이사들은 경기를 일으키며 반발을 했다. 도덕성이라는 단어 그 자체를 터부시한다.

   
▲ (서울=뉴스1) 박지혜 인턴기자= 지난해 2월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열린 김재철 MBC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국언론노조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 2013년 MBC와 방문진: "박 당선인에 달려있다"

미 : 시민사회에서 특정 이사들의 이념이 너무나 치우쳐져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 : 기본적으로 방문진의 역할은 MBC에 대한 관리·감독에 있다. 경영진의 불합리한 행태나 구성원들에게 가해진 인권침해 등을 중점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하지만 이사들은 외려 프로그램 개입에 열성이다. 자기가 MBC 라디오를 들었는데 운동권 가요만 나왔다고 하질 않나. 토요일 아침에 현대사를 왜곡하는 프로가 있었다고 하질 않나.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그런 모습들이 '김현희 특별대담' '김구라 출연금지' 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간 좌익 편향적 방송에서 탈피하고 있다며 MBC가 비로소 제자리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프로그램 자체에 정치적인 색깔을 입히고 정치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도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미 : 이사로서, MBC뉴스데스크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 : MBC 경영진이 가장 중점을 두고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 방송의 공공성·공정성·독립성 부분이다. MBC에 대해 국민들이 요청하는 것도 보도의 신뢰성과 공정한 여론 형성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MBC 보도는 종편 만큼이나 방심위나 선거방송심위에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업무보고 때에도 그런 문책을 하면, 사장은 보도본부장에게, 보도본부장은 정치부장에게 책임을 미룬다. 방문진 이사회가 깊은 책임감부터 느껴야 한다.

미 : 2013년의 MBC와 방문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하다.

최 : 안타깝게도 박근혜 당선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방문진은 제역할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 김 사장의 퇴진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권 이사 표현을 빌리자면 "간악한 자"인 김 사장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YTN·KBS 사장 문제 역시 묻히고 있지 않나? 정치권에서는 김 사장으로 인해 계속 득을 보고 있고. 그런 걸 그대로 유지되길 원하는 사람들은 이 체제를 바꿀 유인이 없다. 자칫 잘못하면 '공멸의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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