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사장 선임에 따른 아리랑국제방송 노동조합의 입장 -

오늘 문화체육관광부는 아리랑국제방송사장으로 이명박 정권의 대선 언론특보를 지낸 정국록 씨에게 사장 임명장을 수여한다. 이미 여러 공기관 및 언론사 사장으로 이명박 정권의 측근인사나 언론특보가 선임되어 낙하산 인사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아리랑국제방송 또한 예외 없이 언론특보를 지낸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형식상 공모 절차를 거치는 것일 뿐 권력 창출에 공헌한 인사들의 논공행상에 따른 보은 인사가 준비되어 왔고 예상했던 대로 기관마다 권력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들이 공기관 및 언론사 사장으로 속속 내려앉고 있다. 우리는 정국록 사장 지명자의 경영능력과 인물됨보다 그가 가진 대선 언론특보로서의 이력이 방송사 사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권력창출에 기여한 언론특보가 방송사 사장이 됐을 때 방송은 정권 홍보의 도구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전개될 방송계의 구조개편과 국공영채널 통폐합이 모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홍보방송인 K-TV(한국정책방송)의 채널 정체성 변경 없는 통폐합이 추진된다면 아리랑국제방송 또한 영어판 K-TV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효율성만을 앞세워 공기관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현 정권의 미디어 정책과 궤를 같이 할 언론특보 출신 사장이 어떤 역할을 할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는 이유로 현 정권의 언론담당 특보를 방송사 사장으로 앉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언론 윤리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정치논리로 갈아치워진 언론특보 출신 사장이 아리랑국제방송이 안고 있는 산적한 문제들과 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리고 아리랑국제방송을 정권의 홍보 도구로 전락시키려할 때,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하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하는 바이다.

2008년 6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아리랑국제방송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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